2021년 11월 29일 월요일

맥 사용자의 다시금 고민꺼리, Parallels vs. VMWare Fusion

패러렐즈와 퓨전에 대한 글을 쓴 지 거의 1년 정도 지났는데, 다시금 이 둘 사이의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돌아왔다. 정말 즐겁기도 하고 짜증스럽기도한 맥 사용자의 원초적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언제나 강조했듯이 난 오랫동안 Parallels의 사용자이며 또한 VMWare 제품의 사용자이기도 하다. 이 포스팅에서 또 다시 적지만-많이 이들이 잊었지만 -Parallels의 대략 10년 정도 전만해도 Mac 환경은 물론 Windows 환경을 위한 가상화 플랫폼을 판매했다. 당시 Parallels Workstation Extereme의 사용자로서 Mac과 Windows 환경 모두에서 Parallels 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Parallels가 Windows 지원 제품을 단종 시킨 후, 어쩔 수 없이 Windows 환경에서는 VMWare Worksation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Mac 환경에서는 정기적으로 Parallels와 VMWare Fusion(이하 Fusion)의 선택으로 고민에 빠졌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지금까지의 양 측에 대한 조금 부드러운 시각과 달리 보다 주관적 측면에서 단순한 의견을 적고자 한다. Parallels가 Fusion에 비해 모든 부문에서 월등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영역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Windows 환경에서 VMWare의 제품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Fusion이 효용성이 있을 때가 종종 있기도 하다. 물론 이 비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이제는 Oracle이 된 SUN의 VirtualBox일 것이다. 일단 VirtualBox는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따로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다시금 두 플랫폼 간의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은 두 가지 상황 변화 때문이다. 우선 Parallelsl가 몇 년 전 부터 판매 방식을 영구 버전과 구독 버전을 구분하고 영구 버전에 대해서는 유무료 업데이트에 관한 사항을 제한했다. 하지만 구독 버전은 매년 영구 버전에 맞먹는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영구 버전이든 구독 버전이든 결과적으로 구독 버전이 선택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그런 고민을 하는 사용자가 많은 덕분인지 연말이 되면 주요 소프트웨어 번들 패키지 이벤트가 자주 Parallels 1년 구독 라이센스가 포함되었고, 다른 어플리케이션의 함께 구매한다면 비용적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보니 Parallels를 계속 이용해오고 있다. 반대로 그런 번들 패키지가 없다고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VMware Fusion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은 macOS 11 이상만 지원하다는 점이다. 덕분에 집에서 사용하는 내가 일부 맥에서는 Fusion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macOS를 업그레이드한 덕에 이런 고민이 발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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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또 하나의 사항은 VMWare가 무료로 공개한 Fusion Player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개된 것은 Fusion이 아닌 Fusion Player이지만,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는-클론 복제 기능 외에-성능면에서 Fusion Pro와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그냥 Fusion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물론 이러한 무료 공개는 Mac 뿐만 아니라 VMWare Windows Player에서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특이하게 Workstation Player는 스냅샷 기능을 제공하지만 않지만 Fusion Player는 스냅샷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Mac 사용자 입장에서는 Fusion Pro를 굳이 구입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인터넷 웹 세상에는 Parallels와 Fusion을 비교하는 수 많은 페이지가 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내용적 결론은 Parallels가 Fusion에 비해 우위에 있다로 정리될 수 있다. 나 역시 이전 포스팅에서 Parallels나 Fusion이 큰 차이가 없다고 적은 포스팅이 적지 않지만, 굳이 비교 우선 순위를 정하라면 당연히 Parallels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말은 Fusion이 나쁘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며 실제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이든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가상화 플랫폼을 자주 사용한다거나 또는 어플리케이션의 부하가 크거나 주요한 경우라면 Parallels가 가장 안전하며 빠르다. 특히 OS에 종속된 라이센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상화 기반으로 엔지니어링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해야 하는 입장에서 Fusion은 Parallels의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주변기기와 네트워크의 다른 시스템과의 연결에서도 Parallels가 훨씬 유연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VMWare Fusion은 VMWare의 다른 제품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불가한 비교이지만 아마도 Parallels은 VMWare Fusion이 아니 VMWware Workstation Pro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Mac 기반의 가상화 플랫폼의 운용 현실은 작년과 또 다르다. Mac 기반 가상화 환경에서 Windows를 운용해야 하는 빈도는 더욱 줄어들었다. 물론 처음 Mac을 접하는 많이 이들에겐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도 이제-Windows 버전 라이센스가 있는 관계로-한/글(HWP)을 운용하거나 공동인증서나 예전에 개발된 웹 환경 때문에 Windows 환경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빼곤 가상 머신을 사용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고 있다.

그러니 오늘의 결론은, Parallels와 Fusion의 비교에서-지금까지의 버전과 무관하게-Parallels가 빠르고 안정되고 Mac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시 말해 같은 돈 들여 선택하고자 한다면 Parallels가 Fusion에 우선한다. 다만 비용적 측면이 문제가 된다면 구독형으로 매년 갱신 혹은 업그레이드를 고민해야 Parallels 보자는 Fusion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면 무료 버전의 Fuison Player나 VirtualBox을 사용하는 것이 좀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2021년 9월 4일 토요일

맥을 맥 답게 사용한다는 것은.. 나름 고생 ?

애플이 Power Macintosh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CPU를 PowerPC에서 X86으로 전환한 Mac을 출시하고, 그리고 다시 ARM 기반의 독자적인 M1 기반 Apple Silicon을 탑재한 Mac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68K나 PowePC 시절과는 성능 개선을 체감하고 또한 직간접적 Windows 운용의 효용성으로 새로운 Mac 사용자가 크게 증가한다. 물론 그 증가가 엄청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Mac을-PC/Windows 진영에서 볼때-소수 혹은 일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로 치부하기에는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맥 사용자로서 최근의 Mac이 CPU를 바꿀 때마다 느껴지는 전반적 성능 향상의 이미지는 ‘빠르다’였다. 사실이다. 아직 M1 기반 Mac을 사용해 보질 않아 모르겠지만, PowerPC 기반으로 그리고 X86으로 바뀔 때의 체감 정도 수준이라도 충분히 새로운 Mac을 선택할만한다고 본다. 현재 내 Mac Mini 2018이 별 탈없이 일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불만은 없지만, 새로운 Mac에 눈이 가는 건 사실이다.

돌이켜 볼 때, Mac이 68K든 PowerPC든 느린 CPU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 Mac은-상대적으로-매우 느렸다. 전체적으로 하드웨어 설계의 문제인지 운영체제의 문제인지 혹은 어쩔 수 없이 적은 사용자에 따른 어플리케이션의 문제인지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발매한 소프트웨어 가운데 Mac 버전이 느린 것이 많았다. Mac 환경에서 최적화 되도록 구성되거나 기능이 제대로 컴파일이 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시장이 큰 PC/Windows 버전을 출시한 후 Mac 버전에서 손해 보지 않을만하다고 판단되면, 원래 소스를 최대한 활용하여 Mac에서는 일단 구동 가능한 상태로 출시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최적화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본다. 그렇다면 아무리 빠른 CPU를 탑재하더라도 몇몇 주요 어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Mac 기반 어플리케이션은 느릴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Mac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CPU를 사용하는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는 전혀 다른 성능을 보였다는 점에서-비록 운영체제 차이는 분명하지만-이런 상상은 그저 상상이라고만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Mac을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상 속도는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Mac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밖에 없을때 뿐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Mac 전용 어플리케이션도 결국에는 PC/Windows 버전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음 업그레이드 시기에는 Mac을 버리는 일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UNIX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 문제였다.

업무적 측면의 UNIX 워크스테이션 사용자나 PC/Windows 사용자가 Mac에 눈길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 이전에 기대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Mac 버전 어플리케이션 덕분이었다.

애플 실리콘 M1 CPU를 탑재한 Mac 성능에 대해 극찬이다. 그리고 다음 모델 기반으로한 제품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맥북에어나 맥미니가 아닌 아이맥은 물론 고급형 맥북프로나 맥프로에 적용할 수 있는 애플 실리콘의 등장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PC/Windows 사용자는 쉽게 Mac으로 전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원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떄문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직까지 Mac에서 CATIA도, Creo, 그리고 더 이상 NX 등의 메이저 CAD 플랫폼은 구동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CAE 플랫폼은 말할 것도 없다. 한때 간을 보던 몇몇 어플리케이션도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발을 뺐다.

2021년 8월 21일 토요일

Apple vs. HP, 키 마우스의 효용성 ?

최근 애플이 키보드에서 유사시(?) 하나의(혹은 둘 이상의) 키를 분리하여 마우스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고 한다. 다른 용도로의 사용도 가능하겠지만 그 활용성으로 볼때 마우스만한 것이 없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Apple Key Mouse ?

하지만 이러한 즉 키보드의 시프키만한 마우스가 과연 현실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활용성이나 기능성을 갖추었는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돌이켜 보니 이와 유사한 경험을 맛볼 수 있는 컴퓨터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HP OmniBook 800CT에 대한 신문 광고를 보았을 때에는 본체 안에 마우스가 있다는 표현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곧 잊혀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후 난 그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어느날 운 좋게 OmniBook 800CT를 사용하게 되었다. 원래 내 노트북 컴퓨터는 OmniBook 900b였는데 컴퓨터 없이 출장간 덕에 그곳 담당자가 사용하던 것을 몇일 간 쓰게 되었다.

실물로서 OmniBook 800CT는 정말 작았다. 물론 작다는 표현은 꽤나 느낌적인 것이고, 또 두께는 어느 정도 유지될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그 특이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 광고에서는 마우스가 본체에 내장되어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으나,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광고에 보이는 것처럼 긴 플라스틱 바로 마우스가 본체에 연결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본체 오른 쪽 쥐 그림 버튼을 누르자 튀어 나온 마우스는 보이기에는 허술하고 허접해보였다. 도대체 어떤 설계자가 이런 식으로 구성했나 싶었다. 무엇보다도 마우스가 마우스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점에 눈에 거슬렸다. 말 그대로 마우스가 없어 임시적 클릭 기능이 가능한 무언가로 대체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의외로 길었다. 스페이스 바 길이의 반 정도. 그래서 보기에 따라 꽤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마우스를 움직이며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그 모든 불만을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까지 사용해 본 어떤 마우스 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긴 플라스틱 바는 매우 넓은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또한 버튼 역시 일반 마우스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눌러졌다. 마우스가 작고 플라스틱 바로 연결되어 있다보니 의식적으로 마우스의 움직임을 좁은 범위로 제한하려고 했는데 애써 일부러 그런 의식을 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사용한 OmniBook 800CT는 후기형 Pentium MMX 모델이었기 때문에 메모리가 80MB까지 확장했고 OS는 Windows 98를 사용했다. 간혹 생긴 모양이나 크기가 작아 넷북 마냥 서브 시스템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OmniBook 800CT는 오늘날 울트라북에 대응하는 완벽한 비즈니스 노트북이었다. 당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변기기의 운용이 가능했고 심지어 SCSI 장치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애플의 제품이 아닌 PC 영역에서 가장 추억어린 제품을 고르라고 한다면 20년전 일주일 동안 나와 함께 했던 HP OmniBook 800CT라고 고민없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21년 7월 11일 일요일

구형 PC의 재활용.. 늑대의 탈을 쓴 양 만들기 ?

오래된 기계나 전자제품을 되살려 현실 세계에서 사용하는 일은 꽤나 오래된 취미였다. 혹은 누군가에는 직업이기도 했다. 디지털 시대 이전의 아날로그 기기는 부활에 따른 현실적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노력이나 비용 대비 성능이 나름 쓸만했다. 반면 디지털 시대 이후에는-비록 아날로그 기기는 여전하지만-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러한 시도는 현실적 활용도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사용이 가능했지만 노력과 비용 대비 성능과 기능이 원 사양 이상으로 개선되기는 한계가 있으니, 부활 그 자체 다시 말해 추억을 찾는 취미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너무 비약이고 비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TV, 라디오,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는 물론 디지털 카메라나 MP3 플레이어 등은 그 지난 시간과 무관하게 영상과 음악을 오늘날 최신 기기와 함께 운용할 수 있다. 물론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이른바 아날로그에 못지 않은 레트로 혹은 클래식 감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자동차 같은 경우는 그 목적의 충실함에서 보자면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아무런 상관없는 그냥 자동차의 시각으로 평가해야 한다. 애초 디지털 요소가 적거나 있더라도 핵심이 되지 못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이나 전기자동차의 확산으로 이러한 기준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어떤 사례이든 과거의 이기를 오늘날 사용한다는 것은 전달되는 매체의 내용 자체가 핵심이고 그 핵심의 변화가 없다면 별 다른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일상의 불편함 자체가 매력일 수도 있다. 운용 가능한 미디어가 있다면 예전의 비디어 플레이어에서 오늘날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예전의 음악을 오늘 즐길 수도 있고, 수십년 전의 연주와 오늘의 연주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영화 감상 보다는 음악 감상이 더 고풍스러운 취미인 것 같기도 하다.

잡설이 길었지만 어쨌거나 과거의 물리적 유물에 기반한 취미가 그 내용이나 매체에 있어 오늘날의 취미 범주와 다르지 않거나 혹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그 자체로 가치가 부여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가장 예외스러운 대상이 바로 컴퓨터 시스템에 관련된 취미 혹은 관심이다.

컴퓨터란 것은 20세기 후반 마이크로컴퓨터, PC의 등장으로 그 본질이 크게 훼손되었다. 감히 컴퓨터를 PC라 부르기 시기가 너무나 빨리 도래했다. 유사이래 하나의 기술적 확산과 보급이 이렇게 빠른 경우가 있었나 싶다. 그 덕분에 다른 고전적 대상에 비해 컴퓨터는 짧은 시기의 제품 간에 성능과 기능 차이가 너무나 현격하게 드러나는 특이한 경우가 되었다. 이후 등장하는 컴퓨터, 정확히 마이크로프로세서 기간의 디지털 제품이나 스마트 기기는 그 차이가 더 심하다.

PC 이후 스마트 기기까지 현대적 디지털 기기가 이전의 아날로그나 디지털 기기와 다른 점은 기기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극히 제한된 역할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뭔가 제대로 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필요하면 그 주변기기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수십년 컴퓨터 시스템을 앞에 두고도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이 없다면 작동하지 않은 유물스러운 고철덩이 전자기기와 다를 바 없다. 그 자체에 가치가 부열될만한 기술적 적용이나 브랜드 네임이 없다면 역사적으로 금전적으로나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애초 컴퓨터의 가치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수십년전 컴퓨터가 수십년전의 프로그램을 잘 구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늘날 그 능력을 적용할 대상은 없다.

컴퓨터의 운용 목적에 비춰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래된 컴퓨터에 대하여 그 역사적 가치를 배재하고 기능적 측면에서 오늘날 활용하고자 한다면 현실적 가치는 평가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한 시간적 제약을 조금 느슨하게 하여 21세기에 등장한 PC를 보자면 약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PC에는 현실에서 쓸만한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될 수 있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웹 서핑도 가능할 수 있다.

오늘날 사용하는 운영체제와 어플케이션 없이 그 누구도 이-메일 보내기 위해, 웹 사이트 검색을 위해, 그리고 일상의 업무를 위한 20년 전 컴퓨터를 사용할 수는 없다. 이것은 수십년된 PC에 최신 운영체제와 프로그램 그리고 웹 브라우저를 구동할 수 있다면 일상의 도구로서 충분히 활용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문제에서는 대부분의 레트로 컴퓨팅에 관심이나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대부분의 시도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더 놀랍게도 그러한 완벽한 성공 위에서도 일상적 운용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웹 사이트에서는 어렵게 설치한 웹 브라우저를 통한 접속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메일 서버에서도 이-메일 클라이언트로부터의 연결을 거부한다. 심지어 PC에 연결된 프린터가 인식되지 않기도 한다.

물론 이에 대한 효율적 대안은 있다. 과거의 하드웨어나 주변기기를 지원하는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그 기반의 프로그램과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놀라운 성능과 기능에 감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곧 그 활용성이 유지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과거의 컴퓨터 시스템에 오늘날 사용될 수 있는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다는 것은 그 성공 여부 외에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또 사용하고자 하는 기대가 있다고 볼 때, 결국 일상의 저급한 PC에 비해서 조차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제공하니 현실적 사용은 불가능하다. 사용에 따른 생산성 자체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고 불편하니 그 컴퓨터를 사용할 일은 없다.

결국 남는 것은 하드웨어 자체로서의 컴퓨터 시스템에 부여되는 역사적 측면에서의 기술적, 사회적 가치뿐이다. 그리고 어렵고 느린 상황에서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그 역사적 가치를 느끼고 전달하기 위함일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식하지고 이해하지도 못한 채로 양에게 늑대를 탈을 씌워 늑대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자면 내가 사용하는 10년을 훌쩍 넘어 컴퓨터 시스템이 현실에서 최신 PC 등과 비교하여 업무적으로나 일상적으로 아무런 문제나 폐해가 없음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10년이 지났음에도 최신 컴퓨터에서 운용하는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이 무리없이 작동한다. Apple II 이후 PC 생명력의 연장은 확장성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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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에게 늑대의 탈을 씌운다고 늑대가 되지 않는다. 물론 늑대에게 얄을 탈을 씌운다면 양이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다만 양의 양 종족의 역사를, 늑대는 늑대 종족의 역사를 기억하길 바란다. 그러면 우린 새로운 용맹한 양과 평화로운 늑대의 시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PS. 포스팅에서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구형 PC에 구형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구형 게임을 즐기는 게임 머신으로서의 활용은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 분명한 것이다. 역시 양으로 양으로, 늑대는 늑대로 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것일까 ?

2021년 6월 30일 수요일

사기의 먹이는 욕심과 무지

중고 거래는 물론 새 제품 구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이-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대개 어느 정도 예상하는 구입 비용을 있다. 하지만 대상 제품이 그 예상 비용에 비춰 터무니 없이 낮다면, 뭔가 정상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사안이 판매자나 제조사가 말하는 성능이나 사양과 내가 이해하는 내용의 차이로 인한 오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다는 그것은 바로 정상적 가격 보다는 낮은 횡재를 기대하는 나의 소박한 바램 혹은 판매자가 제대로 된 물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른바 호구이기를 바라는 우리의 욕심을 먹이로 하는 이른바 온갖 종류의 사기 수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 범주에 드는 경우라면 거의 100% 사기성 판매라고 할 수 있다. 다행이 우리 대부분은 그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사기와 마주하게 되고 상당수는 빠져 들게 된다.

분명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사기성이 매우 농후함에도 바램과 욕심에 눈이 멀어 넘어가고 만다. 만일 그 차이가 현격하다면 누구라도 사기임을 인식하겠지만, 대개는 그 차이가 무르익지 않은 이성이 바램과 욕심을 극복하기 어려운 미세한 정도인 경우가 많다. 예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제품 구입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찾고자 하는 특정 기능의 중국산 제품의 낮은 가격과 높은 성능을 보고 큰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곧 허황된 바램과 어설픈 욕심의 결과는 알게 된다. 그리고 제조사나 판매사 혹은 수입사에 대하여 불만과 욕설을 퍼붙는다.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 상대가 사기를 친 것은 분명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런 사기에 말려든 자신의 모습을 볼 필요도 있다.

이런 이유가 검증된 특정한 브랜드를 선호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신뢰성이 보장되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애플의 제품처럼 일반적인 PC/Windows 기반 그리고 Android 기반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을 가진 경우에 그 가격에 어울리지 않게 싼 가격의 물품을 찾게 될 때이다. 그 하나가 맥 제품의 부족한 USB 포트를 보완하기 위한 썬더볼트나 USB-C 독 내지는 허브를 구입할 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추가적인 모니터 등을 구입할 때이다. 자신의 구입한 맥의 가격에 비하자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이지만, 맥을 위한 그 기기의 상대적 가격이 다른 경쟁 제품에 비해 높다보니 앞서와 같은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구입하고 사용하는 애플 제품의 가격에 비춰 본다면 감히 그러한 불안감을 가진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맥 자체가 가진 애플이나 인증 제품 외에 대한 호환성 문제는 별개로 하더라도).

컴퓨터의 사례를 들어지만 유사한 경우는 일상에서 넘쳐난다. 수천만이 넘는 승용차를 구입하고나서 차내에 설치하는 작은 소모품에 대해 수천원의 가격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지갑을 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오래 근무한 회사의 자동차 사업부에서 그런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다. 세계 최고의 명품 바이크를 구입하고 나서 이런 저런 문제를 사설 사업소에서 처리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사설 사업소가 능력이 없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객들이 그러한 사설 사업소를 비교하여 가운데 가장 저렴한 곳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저렴한 가격에 다른 곳에서 기대하는 품질과 서비스를 내심 원하다는 것이다. 결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차마 적지는 않았지만 사실 이런 예의 가장 큰 사례는 아마도 부동산 분야이지 않나 싶다. 카페에 앉아 주변 어르신이나 중년 남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땅이나 집 사기 관련하여 소송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격앙된 목소리를 꽤 자주 듣는다. 그 안타까움을 이해 못하는 것으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그런 욕심을 가졌다면 비슷한 처지였지 않기 싶기도 하다.

다시 일상의 사소한 시각으로 돌아가자면, 이러한 행태의 근본적 원인이 중고든 새제품이든 혹은 서비스든 제공하는 측이 너무 비싼 가격으로 제공하고, 대다수의 고객은 그 가격의 가치를 인정하기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순은 그런 고객 역시 일상에서는 또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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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거래에서 50:50으로 서로가 만족하는 경우는 없다. 누구가 자신의 51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51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기의 대개들은 스스로 49에 만족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51이라는 욕심 그리고 자신의 그런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예외적 무지로 인해 어제의 발걸음을 반복하게 된다.

 

가장 맥(Mac)스러운 윈도우즈, Windows 11

의외로 Windows 10 환경에서 Microsoft Windows 11 Preview의 업그레이드는 단순하게 마무리 되었다. 마치 macOS의 버전 업그레이드 마냥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그런 의미에서 Windows 11은 Windows 10의 연장성에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설치된 어플리케이션의 구동도 문제가 없었다. 대략적으로 나마 확인해 본 프로그램이 일반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PTC Creo나 Autodesk AutoCAD 정도이니 프리뷰 버전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은 크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업무용으로 개발된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 워낙 설치되는 프로그램도 많고 또한 작위적인 수준이다보니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은 Windows의 보안 업데이트 정도에도 잦은 오류를 발생하기도 하니 업그레이드 수준에서의 오류는 장난 수준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Windows 11에 맞도록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실제 프로그램으로 배포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 지 또 그로인해 Windows 11 업그레이드를 할지 말지에 대한 논란을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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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11 Preview(이하 Windows 11)의 기대한 안정성은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 보안 문제와 더불어 아직까지 더 언급할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반면 Windows 11의 외형적 모습이나 기능적 개선을 보자면 충분히 좋아졌지만 그 필요성 여부는 일반적이라고 할 지는 모르겠다. 물론 개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많은 편의성이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고 최근의 여러 주변기기를 함께 사용한다면 더욱 Windows 11의 변화된 모습이 만족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Windows 운영체제를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지구상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 변화로 인해 좀더 나은 지 모습을 기대할만한지는 모르겠다.

이미 Windows 10은 PC 환경에서 나름 완벽한 64-비트 운영체제였고, 메모리나 SSD 등 저장 장치의 지원 용량 역시 현실적으로 한계가 없었다. 적응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10년전 워크스테이션에서도 최신 PC 못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었고, 주변기기 연결에 있어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Windows 11에서 더 나아진 많은 기능적 개선에 크게 반응할 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Windows 11의 많은 새로운 기능은 기존 컴퓨터 환경에서의 활용성 보다는 새로운 그리고 확장된 주변기기와의 연결에서 큰 효용성이 제대로 발휘된다는 점에서-결국 새로운 컴퓨터 환경의 확산으로 일상적 기능으로 자리잡기는 하겠지만-많은 경우 그 효용성을 즉각적으로 체감하기란 쉽지 않을 뿐더러 크게 유혹되는 바도 없다.

당장 Windows 10에서 Windows 11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했지만, 다른 무언가, 새롭거나 신기한 기능을 경험해 볼 상황도 아니고 의욕도 일지 않았다. 외형적 많은 변화 역시 Windows 7에서 Windows 10으로의 큰 변화에 한번 적응한 덕분인지 Windows 11의 변화에는 크게 감흥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macOS를 함께 사용하고는 입장에서 본다면 좀더 맥스러운 윈도우즈가 되었다고는 것은 분명하다. macOS의 시각에서는 Windows 11의 유사한 변화가 아직 어색한 부분이 많기 하지만, 이전 그 어떤 Windows에 비해서도 Mac과 유연하게 섞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고 본다. 굳이 Windows가 macOS의 많은 부분을 베꼈다는 억만년 떡밥스러운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컴퓨터 시스템 기반의 수 많은 환경들이 점점 유사하게 변해가는 것은 당연히 수순이라고 본다.

Windows 11, 가장 좋은 점은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안타깝게도 변화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2021년 6월 2일 수요일

유틸리티 소프트웨어의 몰락

앞서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사용에 관한 몇가지 추억어린 포스팅을 적었다. 돌이켜 보면 컴퓨터 시스템에 운영체제를 설치한 후, 마치 의식처럼 차례대로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과정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시간이 거의 없긴 하지만 대신 운영체제의 업데이트 과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운용에 소요되는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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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는 여러모로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특히 운영체제의 부족한 기능을 채우거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용도의 프로그램으로서 1980년 이후 마이크로컴퓨터 사용이 확산 되면서 거의 한 세대 보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주요한 영역을 차지했다. 한때 주요 유틸리티가 킬러 소프트웨어 마냥 소프웨어 산업을 주도했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특정 영역에서 거의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한 일부 유틸리티는 하드웨어나 운영체제 공급사 못지 않은 위상에 올랐으며, 전시회에서 가장 큰 자리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호기는 컴퓨터 시스템과 운영체제이 개선되면서 곧 사그러지게 되었다. 수 많은 유틸리티가 제공했던 기능들이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몇 번의 변화를 거친 운영체제는 유틸리티가 거의 필요없는 수준으로 발전했고, 전시장 한 면을 가득채웠던 그 기업의 자리는 찾기도 힘든 작은 규모로 자리 잡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안티바이러스나 백업 등 일부 유틸리티는 운영체제의 기능만을 믿지 못하는 많은 사용자들 덕에 나름의 성과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시 예전의 영광에 비할바가 되지 못했다. 더욱이 필요로 하는 많은 유틸리티는 무료나 오픈소스로 공개된 프로그램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유틸리티 제품이 설 자리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컴퓨터 시스템은 이른바 가지고 노는 재미가 없다. 말 그대로 게임 용도가 아니라면 업무 생산성을 위한 작업 시스템이 되었다. 그리고 유틸리티를 사용해야만 했던 시간은 업무를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의 운용에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어플리케이션의 기능은 유틸리티가 사라진 만큼 이전에 비해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들로 가득해졌다.

2021년 5월 19일 수요일

유틸리티 소프트웨어의 숙명, 1Password의 변화를 바라보며

몇년 전 StuffIt을 추억하며 유틸리티 소프트웨어에 대한 글을 적었지 않나 싶었다. Agilebit의 1Password는 제품 출시부터 거의 10년 정도 사용해 온 암호관리 유틸리티 프로그램이다. 지금이야 왠만한 웹 브라우저에 웹 사이트에서 요구되는 사용자 이름과 암호를 자동으로 저장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었지만, 당시 인터넷 웹 서비스 사용이 점점 증가하면서 여러 사이트의 계정을 관리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하나의 암호를 여러 웹 사이트에 사용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의외로 각 웹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계정 이름이나 암호의 규칙이 달랐다. 사용자 이름은 몇 자 이상 혹은 몇 자 이내, 암호는 몇 자 이상에 숫자나 특수 문자를 포함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들이었다. 더욱이 특정 웹 사이트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암호를 변경하도록 권장했고, 국내 몇몇 주요 서비스는 아예 강제로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식이다보니 각 사이트 마다 암호가 다른 것은 일반적 사항이었고, 바꾼 암호를 기억하지 못하다가 또 새로 만드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1Password는 웹 사이트에 저장한 사용자 이름과 암호를 자동으로 기억하고 자동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물론 이런 기능이 먹히지 않는 몇몇 사이트도 있었다. 내 기억에 끝까지 자동 로그인이 되지 않았던 곳은 옥션 사이트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이런 사이트는 몇 개 되지 않았으니 1Password의 사용에 따른 가치는 충분히 돈 값을 했다고 본다.

1Password는 그외 여러 개인 신상이나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그리고 주요 정보들을 하나의 앱에서 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하여 여러모로 일상을 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iOS 버전이 나왔고 아이폰에서도 1Password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인터페이스의 차이로 인해 Mac 버전 만큼의 편의성을 느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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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 환경에서 1Password를 잘 사용하다가 최근 웹 브라우저의 암호 관리 기능이 등장하게 되면서, 그 기능들이 종종 1Password와 충돌되거나 혼란을 일으키기까지 한다. 그리고 실제 암호 관리 기능으로만 본다면 사파리나 크롬 등의 웹 브라우저가 제공하는 정도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충분히 만족할만하는 것이다. 1Password이 제공해왔던 효용성의 가장 큰 부분이 사라지게 되었다.

더욱이 그러한 사이 1Password는 구독형 서비스로 완전히 전환했고, 그에 따른 기술적 안정성이나 서비스가 개선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용적 부담에 대한 추가적인 효용성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특히 웹 사이트 관련 암호 관리 기능에 추가된 보안 관리 사안들이 너무 일반적 평가를 따르지 않아 싶고, 그에 따른 해결 방안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나 싶다. 물론 이러한 기능을 잘 사용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암호 관리 수준을 개선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럴 정도의 수고를 보일 사용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그리고 웹 사이트 암호 관리 외 다른 기능으로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관리 기능이 기술적으로는 개선되었을 지 몰라도 사용자 입장에서 기능적 부분은 오히려 불편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 특히 프로그램의 이름에 따라 아이콘이 자동으로 지정되는 재미있는 기능이 이전 버전이 그리울 정도로 현재 버전에서는 적용률이 매우 저조하다.

한때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는 항상 설래지 않았나 싶다. 어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개선되었나 하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업데이트는 항상 불안하다. 업데이트 이후 제대로 작동할 지 심지어는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유료 버전으로 전환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지 등이다. 1Password 역시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지 매우 궁금하다.

2021년 5월 18일 화요일

DOS 머신이란 ?

당연히 포스팅 제목에 언급한 DOS는 MS-DOS를 지칭한다. MS-DOS 환경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에 한정한다고 할 때 약간 곤혹스러운 것이 운영체제로서 Windows 3.X에 관한 것이다. 물론 Windows 95 역시 MS-DOS 기반이지 않나라고 할 수 있지만, 최소한 설치를 MS-DOS 도움 없이 할 수도 있으니, MS-DOS 기반이라기 보다는 MS-DOS 공존이라는 우스운 표현으로서 Windows 3.X와 구분해주고자 한다.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의 범위는 애플의 Mac을 제외한 오늘날 우리 주변의 모든 PC라고 할 수 있다. 사실 Mac 역시 X86 기반으로 전환한 이후 DOS가 직접적으로 설치될 지도 모르겠다.

일단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 즉 DOS 머신이 되기 위해서는-일단 Windows 3.X의 도움 없이-기능적 측면에서 DOS 환경에서 그래픽스, 사운드 그리고 네트워크 요소가 구현되어야 한다. 만일 운좋게 이러한 기능에 대한 산업 표준적인 확장 카드를 탑재하고 있다면 표준적 사양에서의 운용을 별 무리없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보급형 확장 카드를 사용한다면 그래픽스의 VGA 모드를 제외하고 고해상도 컬러 그래픽스, 사운드 출력 그리고 네트워크 연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운좋게 제조사의 드라이버를 구할 수 있다면 모를까 운영체제에서 직접 지원되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행운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굳이 DOS 기반에서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치 않거나 혹은 TCP/IP 지원으로 인터넷에 연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인터넷 연결에 따른 보안 문제를 생각해보면 일부러 오프라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사운드 기능 역시 게임이나 음악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역시 별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의외로 DOS 머신의 구현을 크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DOS 환경에서 사용할 디스크 장치나 USB 장치의 드라이버가 필요한 경우 실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DOS 머신을 구축한다고 하면 대개 게임 머신이다. 이른바 레트로 게임 머신이다. 물론 가상 환경이나 에물레이터를 이용하여 클래식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름 분위기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역시 DOS 머신이 제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게임이 얼마나 흥미와 감흥을 줄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신기한 느낌으로 접근하겠지만 조잡하고 단조로운 화면과 사운드 그리고 제한된 인터페이스에 곧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 아닌 비즈니스 용도나 다른 업무 용도로 DOS 머신을 사용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늘날의 멀티 태스킹이 아닌 싱글 태스킹 환경에서 의외로 생산성 높은 작업이 가능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Lotus의 1-2-3나 Symphony 그리고 WordPerfet의 빠른 응답성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감흥을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한글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한/글 등 몇몇 프로그램으로 선택이 제한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데이터 포맷을 오늘날 대부분의 스프레드시트나 워드프로레서 프로그램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그 현실적 활용 가치가 여전할 수 있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그리고 뜬금 없지만 결론적으로 DOS 머신으로 레트로 컴퓨터를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2021년 3월 25일 목요일

미래를 위한 인트라넷 혹은 오프라인

오늘날 구형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자 할 때 우선 시도하는 것은, 일단 가능한 현대적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이다. 다름 아닌 인터넷에 연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가능한 최신 운영체제를 사용해야 인터넷 연결을 위한 웹 브라우저를 구동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 혹은 20년 세월이 지난 컴퓨터 시스템에 Windows 10을 설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Windows 7/8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이들도 역시 구형 운영체제로 전락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Windows XP 수준까지 내려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원되는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기는 힘들다. Windows 2000이나 Windows NT 수준까지 고려한다면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에 대책 혹은 대안이라면 역시 Linux를 비롯한 PC 기반 유닉스 계열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이다. 특히 구형 컴퓨터의 열악한 성능을 고려한다면 정식 배포판 보다는 가볍게 정리된 배포판을 이용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가벼운 체감 성능으로 인터넷 환경을 아무런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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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대안 마저 적용이 불가능한 일부 기종이라면, 결국 인터넷 연결을 포기하거나 제한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터넷을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네트워크 장치가 있는 컴퓨터 시스템라면 인트라넷을 구축할 수 있다. 인터넷 연결만 포기한다면 보안 관련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나름의 웹 서비스나 기타 네트워크 기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선택은 앞서 전제한 가능한 최신 운영체제를 설치해야 할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물론 현실은 이러한 바램과 달리 여러 문제로 가득할 것이다.

다만 현대적 컴퓨터 시스템이 제공하는 가상 머신은 구형 컴퓨터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혹은 함께 할 네트워크 기반의 서버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예로 오래된 PC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파일 서버로 운용하기 위해 Windows NT Server를 가상 머신에 설치하여 운용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 Windows NT Server에는 Mac과 연결을 위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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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남은 문제는 가벼운 리눅스 운영체제든 출시 당시의 최적화된 운영체제든 운용할만한 상황이 된 구형 컴퓨터 시스템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선택하여 설치하는 것이다. 일부 어플리케이션은 오늘날 운용 중인 어플리케이션 못지 않게 효용성이 있을 수 있다. 또는 오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답안이 나올 수도 있다.

결국 개인적인 취미 차원에서 구형 컴퓨터 하드웨어를 수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가벼운 흥미로 지나치기에는 노력과 시간에 대한 부담이 크다. 혹은 그러한 경험을 지금의 누군가 그리고 미래의 누군가에 전하고 싶다면 기록하라. 오늘 나의 관심과 애정은 역사가 될 수 있다. 이제 보물찾기를 시작하자~

2021년 3월 4일 목요일

리눅스, 크롬 OS, 혹은 그때 그 OS ?

과연 10년 넘은 컴퓨터를 부활 시키려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뭘 해야 하나 싶을 때,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 즉 OS과 프로그램, 어플리케이션의 선택 뿐이다. 실제 운용에서는 어플리케이션이 주요하겠지만 꼭 최신 버전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그에 앞서 OS에 적합한 버전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즉 부활의 가치가 있는 OS의 설치가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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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같은 처지의 많은 이들의 의견은 일단 둘 중 하나의 선택으로 나뉜다. 리눅스 운영체제 가운데 경량화 배포판과 리눅스에 기반한 경량화 운영체제 크롬 OS 간의 비교 경쟁이다. 두 운영체제 모두 리눅스에 기반하고 있으며 구형 컴퓨터 시스템에 어울리는 가벼움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로 구형 시스템이나 사양이 낮은 시스템 사용자를 위한 Ubuntu 기반의 Kubuntu나 Lubuntu 등과 같이 가벼운 리눅스를 사용할 수 있다. 크롬 OS 역시도 Gentoo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그런 점에서 리눅스와 크롬 OS는 많은 부분에서 연결되어 있고 교류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염두에 둘 것은 구글의 크롬북이 아닌 일반적인 컴퓨터 시스템에서는 크롬 OS가 아닌 크롬 OS의 설치를 간접적으로 지원하여 설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구글이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는 네버웨어를 인수한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범용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도 곧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둘의 비교에 대하여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대안은 구형 컴퓨터 시스템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혹은 출시 당시에 탑재된 구형 운영체제를 비교 대상을 올릴 수 있다.

리눅스와 크롬 OS와 구형 운영체제 간의 가장 큰 차이는 인터넷 환경의 지원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인터넷 환경 운용을 포기하거나 후순위로 미룬다면, 구형 운영체제 역시 만만치 않게 가볍고 빠르고 그리고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환경 사용은 웹 브라우저와 안티 바이러스 등 여러 프로그램과 유틸리티의 연결이 요구된다.

그 대상은 역시 Windows, Mac OS, Linux 그리고 기타 운영체제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표현으로 보자면 오래된 하드웨어에 대한 새롭고 가벼운 운영체제와 오래된 무거운 운영체제 간의 모순적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구형 운영체제의 선택 기준의 하나로 SSD에 대한 지원이 매우 주요할 수 있다. 또한 구형 운영체제라면 I/O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지원 여부 역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선택은 여러모로 자유롭다.

2021년 3월 1일 월요일

MacBook White 2008 리턴즈 ?

다시금 맥북 화이트 2008(MacBook White 2008 early)이 내 손에 돌아왔다. 2008년에 구입한 후 2010년 맥북프로 2010 15-인치 구입 후 아내의 컴퓨터로 이전한 뒤 10년만에 되돌아 왔다. 솔직히 아내에게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빼앗기고 맥북 화이트 2008을 받았다. 난 맥북프로 2010 15-인치를 중고로 처분하고 구입한 맥북프로 2011 13-인치를 사용하다가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구입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Windows 10을 필요로 하는 아내에게 빼았겼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만 아내에게 100만원을 받고 팔았다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난 이제 강력한 성능이 필요할 때 아내에게서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빌려 써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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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내가 맥북화이트 2008을 외장 모니터와 USB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여 데스크탑 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맥북화이트의 스크린 백 라이트가 거의 죽은 상태로 보인다. 부팅이나 모니터 전환 시 몇 초 동안 밝은 화면을 보이다가 곧 완전히 어두워진다.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화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백 라이트를 교체하면 별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맥북화이트 2008의 경우 디스플레이 백 라이트 교체가 꽤 수고스러운 일이라 나 역시 필요하다면 외장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인 비용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

내게 맥북화이트가 아직 효용성이 있는 것은 사용하는 주요 어플리케이션의 일부가 OS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어플리케이션 역시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예전 버전보다 못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가상화 머신으로 Lion이나 Yosemite 환경에서 사용하고 있다. 맥북화이트 2008의 경우 안타깝게 OS 패치 들을 지원하지 공식 최종 지원 버전인 Lion까지만 운용할 수 있다.

우선 현재 부트캠프에 설치된 Windows 7을 Windows 10으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 맥북 화이트 2008의 부트캠프에 Windows 10 설치 가능 여부로 설왕설래하는 경우가 많아 한번 확인해보고자 한다.

일단 디스플레이를 올렸는데 정말 오래된 분위기가 눈과 코로 느껴진다.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던지 표면이 바랬지만 닦아도 닦아도 원래 색깔로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조치없이 일단 부트캠프 기반의 Windows 7에 Windows 10 DVD를 넣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는데.. 별 무리없이 설치 과정이 진행되고 몇번의 리부팅도 정상적으로 완료되었지만, 마지막 최종 설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다시 Windows 7으로 자동 복귀되었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트캠프에서 Windows 10으로의 업그레이드는 불가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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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의 결과 BootCamp 설치 정보를 수정하여 설치 자체는 시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이미 설치된 상태에서의 업그레이드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좀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021년 1월 12일 화요일

리눅스 30년 사용자... 잡스 vs. 토발즈 ?

올해는 리눅스가 등장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리눅스 혹은 서버 영역에서 리눅스와 관련된 거의 잡스 수준의 영웅인 리누스 토발즈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잡스와 토발즈를 비교한다는 자체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리눅스라는 운영체제 영역에서 보자면 토발즈는 잡스의 역할에 비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토발즈는 GNU의 마지막 단추를 꿰었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GNU는 유닉스를 비롯한 전통적 운영체제의 유틸리티 그룹에서 벗어나 GNU/Linux로서 하나의 운영체제로 완성되게 된다. 덕분에 세상은 리처드 스톨만 보다는 리누스 토발즈를 더 칭송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토발즈는 잡스의 역할 이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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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토발즈는 직접 오늘날 GNU/Linux라 불리는 리눅스 운영체제의 커널을 세상드러낸 것에 비해 잡스는 기술적 영역에서 애플에 기여한 바는 명확하지 않다. 물론 잡스가 오늘날 애플을 만든 역할에 비하자면 토발즈는 감히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 기여한 바로 보자면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애플 나아가 세상에 대한 잡스의 기여를 폄훼할 생각도 없으며 내게 그런 언급할 자격도차 있는 지 의문이다. 흥미 삼아 둘을 비교해본다면 이 세상을 보다-편한 세상이 아닌-나은 세상으로 만든 점에서는 토발즈의 기여를 잡스의 욕망에 대응시킬 수도 없다고 본다. 리눅스의 처음 등장과 함께 30년을 지낸 이로서 이 정도의 주장은 할 만하지 않나 싶다.

새 술은 역시 새 부대에

새로운 것은 새로운 시각으로서 평가 받아야 하고, 지난 것은 지난 추억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이것은 이른바 올드 PC(레트로 혹은 클래식 컴퓨터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0년 혹은 더 멀리 20년 전 컴퓨터에 현재 혹은 근래 사용되는(지원되는)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자랑스러운 영상이나 이미지를 업로드한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러한 능력과 노력 그리고 관심에 경의를 표한다. 다만 그 목적이 세대를 저물어 간 유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현재 업무나 일상에서 운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분명 무리한 시도라 할 수 있다.

[ 레트로/클래식 컴퓨터의 기준 ? ]

1990년 중반 804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PC에 어떤 방법을 통하여서든 근래 사용하는 Windows 운영체제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그 설치 성공 여부에 대한 한계도 분명하고 비록 설치한 후에도 현실적 운용에 한계 역시 명확하다. 때문에 레트로 컴퓨터의 부활은 그 목적에 맞게 기대하는 목표도 현실적이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시도의 이유는 분명하다. 현대의 일상적 컴퓨터 운용 환경이 인터넷 웹 서비스 중심이다보니 하다 못해 구글이나 야후 등에 접속하는 정도는 되어야만 부활의 증명이 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요한 웹 브라우저나 근래 개발된 웹 브라우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운영체제를 기준으로 보자면 이미 Windows 7도 지원 목록에서 사라질 위험에 처해진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Windows XP나 혹은 그 이전 윈도우즈 운영체제에서 지원되는 웹 브라우저를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만일 인터넷 웹 서비스를 포기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구형 PC들이 구형 게임으로 구동하는 위한 게임 머신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게임 머신 플랫폼으로 구형 PC를 정비하고 새로 구축하는 비용이나 노력이라면 새로운 최신 게임 환경 구축을 실현하고도 남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의도를 가진 이들을 위해 많은 과거의 게임들이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개발사나 공급사도 10년 지난 게임에 대해서는 딱히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최근에는 과거의 게임을 현재 컴퓨터 환경에서 구동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된 제품이 나오긴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뿐이니 성공한 제품은 꽤나 드물지 않나 싶다.

하지만 구형 PC에서 구형 게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솔직히 가상화 플랫폼에서 구형 컴퓨터 환경을 구성하여 운용하는 것이 훨씬 값 싸고 효율적이다. 그럼에도 역시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듯, 과거의 게임은 과거의 하드웨어에서 즐겨야 제 맛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구형 PC를 되살려 옛 추억을 즐기는 것은 그 시절을 지나온 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그런 시대를 겪어 보지 못한 어린 친구들도 레트로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고 심하게도 수집의 단계까지 확장된 경우도 적지 않게 본다.

이들에게는 과거의 컴퓨터들이 그야말로 구시대의 유물로서 수집 대상이다. 실제 운용 보다는 전원이 공급되고 부팅이 되고 알 수 없지만 이런저런 프로그램이 운용되는 것을 확인하는 이상의 기능적 바램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요즈음과 달리 과거의 컴퓨터는 덩치나 무게 그리고 주변 장치들이 차지하고 공간이 상상 이상이라는 점에서 결국 수집이 아닌 저장의 단계로 전락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과거의 유물을 오늘날 사용해보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실제 운용 가능한 환경을 설치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 성공할 수 있는 대상이 드물다보니 수집 혹은 저장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과거의 컴퓨터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든 혹은 과거의 유물을 경험하든 지난 술은 지난 부대에 담는 것이 추억을 추억답게 그리고 경험의 새로움을 느끼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부대에 담긴 지난 술에서는 과연 어떤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을까?

2021년 1월 3일 일요일

Windows 7 지원 종료의 한 해를 돌아보며

2020년 시작과 함께 떠들썩 했던 일의 하나가 지금은 사람들이 기억 조차 하지 못할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7 지원 종료에 관한 것이었다. 당장 Windows 10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또한 Windows 10을 제대로 구동한 새로운 PC로 교체하지 않으면 개인적 차원에서의 지구 종말 수준의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여기서 저기서 난리를 피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장 내일부터 전 세계의 수 많은 해커들이 내 컴퓨터에 들어와 온갖 행패를 불이고 내 PC는 물론 내 탓으로 인해 회사의 전산망을 망칠 것이 분명할 것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빨리 Windows 7를 포기하라는 광고 공세를 하지 않았던가.

어느덧 1년 정도 지나서 보니 Windows 7의 문제 따위는 코로나-19 사태에 완전히 묻혀 더 이상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 나는 물론 주변의 Windows 7 사용자 가운데에서도 말 그대로 뭔 일이 없었다. 물론 많이 이들이 불안과 공포에 쌓여 본의 아니게 Windows 10으로 이전했으나 문제 발생의 소지가 될 대상이 그만큼 줄어든 덕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Windows 10으로 이전하고 나서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애초 Windows 10이나 그 유사한 환경에 익숙한 경우라면 몰라도 Windows XP나 Windows 7 또는 나 처럼 훨씬 이전 버전의 Windows부터 접한 사용자는 Windows 10에 적응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1년 정도 지나 마이크로소프트나 델 혹은 HP에서 그 즈음 제공한 다정스럽지만 공포스러운 Windows 7의 종료와 Windows 10으로의 이전에 관한 문서를 다시 보니 추억이 새롭다. Windows 3.X에서 Windows 9X로의 이전, Windows NT 그리고 Windows 2000으로 이전, 그리고 Windows XP/7/8 그리고 Windows 10에 이르는 시기는 항상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다. 종종 Windows 자체가 최종 보스로 등장하여 사용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굳이 Windows Server 버전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서버 버전은 사용자의 탓이나 몫으로 돌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나 하드웨어 공급사의 부담이 너무 크니 그럭저럭 알아서 잘 대체해주지 않았나 싶다.

난 맥 사용자이지만 여전히 업무와 관련한 크고 작은 부분을 Windows XP나 Windows 7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가 관련된 많은 곳에서 아직 Windows 10을 이전 버전만큼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 아마 인터넷의 수 많은 해커들에겐 그리 관심 대상이 아닌 곳인가 보다.

이제 Windows 10 이후 버전은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은 판을 엎는 업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럼 이제 수 많은 하드웨어 제공 업체들은 어떤 불안 요소로 사용자에게 업그레이드를 사용할 지 궁금하다.

OS의 개발사든 하드웨어 공급사든 이러한 불안 장사의 대상은 새로운 컴퓨터를 접하게 된 사용자나 혹은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골치 아픈 수 많은 일이 생기는 기업의 컴퓨터 관련 부서나 담당자였지 않나 싶다. 사실 구형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용자는 Windows 10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혹은 애플이 기술이 없어 능력이 없어 수년 전 혹은 십수년 전 컴퓨터가 새로운 운영체제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만들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저 그런 하찮은 대상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부분이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니고서는 새로운 운영체제의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 그 일부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될 뿐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기능을 시스템 전체적인 환경에 걸쳐 놓아 새로운 운영체제를 사용하고픈 기대를 접게 만들고 굳이 사용하고 싶다면 새로운 PC를 구입하게 끔 만들었다. 물론 그런 의도에 말려들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별도의 유틸리티나 패치 등을 사용해 설치까지 할 정도의 관심이나 정성은 없다보니 투덜거리기만 할 뿐이다.

2020년 11월 6일 금요일

아이폰 12을 사지 않는 이유는 아이폰 13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을 선호 하고 실제 지난 수십년간 애플 제품에 둘러 쌓인 것처럼 보인다는 나에게 왜 새로운 아이폰 12가 출시가 되었음에도 구매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사실 두어 달 전에 아이폰 SE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는 물음에는 그냥 아이폰 13이 나오면 구입할 것이라고 지나는 답변을 던진다.

실제 애플 특히 아이폰 사용자가 아니고서는 올해 아이폰 SE 2세대가 출시된 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다들 새로운 아이폰 12에 주목하다보니 나름 신제품인 아이폰 SE에 대한 기억은 사라진 것 같다.

아재 인증인지 모르겠지만 난 스마트 폰을 이용하여 일상에서의 디지털 라이프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맥이나 PC를 사용하니 그럴 수 밖에 없고, 운전하는 동안에는 운전에 집중하기 위해 가능한 네비게이션 용도 외에 잘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간혹 전철이나 버스 그리고 산책하는 동안 애플 뮤직이나 팟캐스트를 듣는 정도가 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일상의 소소한 시간에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SNS 서비스를 잠시 이용하긴 하지만 비중으로 본다는 무시할만 한다.

결국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내게 아이폰, 스마트폰은 전통적인 전화기 역할과 메시지 그리고 이-메일 기기로서 운용되는 수준이다. 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 찍은 사진은 주로 맥에서 보거나 하다보니 마찬가지로 아이폰에서 보는 일은 드물다.

아이폰 SE의 전체 저장 용량 128GB 가운데 아직 85GB가 남아 있다. 이전 사용한 아이폰 6의 용량이 64GB인 것에 비해 저장 용량은 두 배 늘었지만 오히려 현재 사용 용량은 32GB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예전보다 저장된 노래도 적고 팟캐스트 에피소드로 적다. 애플뮤직을 사용하다보니 이전처럼 아이튠즈로 맥과 아이폰을 동기화하여 저장하지도 않으니 이 많은 저장 공간을 언제나 다 사용하나 싶다. 사진 역시 여러개의 애플 ID를 이용하는 관계로 현재 아이폰에 저장된 이미지도 많이 줄었다.

무엇보다도 작은 화면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성격적 문제인지 매우 갑갑하다. 그리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그런 경우라면 현기증이 일어나 오래 보지 못한다. 보고 듣는 것인 집중하는 편이다보니 움직이는 환경에서의 정보 수집은 매우 불안하다.

결국 스스로 모바일, 스마트 컴퓨팅 세대가 아님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솔직히 전철이나 버스 혹은 길를 걷다가 보이는 수 많은 주변의 노인들의 스마트폰 활용도는 나를 뛰어 넘는 것 같다. 난 여전히 데스크탑 환경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러한 환경을 극복 내지는 적응하기 위해 더 큰 화면의, 더 빠른 성능의, 그리고 더 큰 용량의 아이폰을 구입할 생각은 없다. 내 활용도에 비하자면 성능 대비 가격적 활용성이 너무 떨어진다.

기술적인 내요으로 보자면 아이폰 12은 5G를 지원하는 첫 아이폰이다. 많은 사람들이 5G 지원 아이폰을 애타게 기대했다고 하니 아이폰 12은 지금까지의 아이폰 신화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 분명하다. 덩달아 애플의 다른 제품도 잘 팔릴 것이다.

하지만 아직 5G가 주는 일상의 혜택은 내게 있어서는 불분명한다. 4G의 성능에 불만이 없거니와 3G인들 어떠냐 싶다. 앞선 적은 이런저런 스마트폰 활용도로 볼때, 5G의 효용성이 내 일상의 생산성을 바꿀만한 요인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애플마저 5G 운동에 동참을 했으니, 수많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기기 업체들에서는 5G 지원이라는 문구로 어린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 이유에서 내가 굳이 여건이 허락된다고 하더라도 아이폰 12를 구입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폰 13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가장 합리적인 답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빈티지, 레트로, 그리고 클래식 컴퓨터 V2.2

언제부터 철 지난 컴퓨터 및 관련 시스템(특히 게임기) 등이 취미 혹은 투자를 위한 수집 대상이 되면서 현대적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 빈티지, 레트로 혹은 클래식 등의 과거를 지칭하는 용어가 붙여지고 있다. 이러한 용어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구식 혹은 구형를 지칭하는 용어에 비해 뭔가 더 가치있는 시선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컴퓨터 특히 PC로서 마이크로컴퓨터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탓에 용어가 주는 가치를 판단하기 모호한다. 더욱이 레트로나 빈티지 등 사용되는 용어가 주는 시간적 순위 역시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일단 빈티지 컴퓨터 혹은 레트로 컴퓨터라는 용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의미나 가치가 가지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PC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아직 다른 다른 수집 대상에 비해 관심의 수준이 크지 않다보니 보편적 기준의 잣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일상적 용어인 오래된(old) 혹은 구형(obsolete) 등이 더 의미 전달에 용이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물리적 대상의 지난 시간에 대한 의미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반해 클래식 컴퓨터는 빈티지 혹은 레트로 컴퓨터에 비해 시간적 기준 보다는 좀더 기술적, 기능적 시각에서 역사적 의미나 가치를 줄 수 있는 대상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즉 마이크로컴퓨터 역사에 실제 등장하여 사용자나 비평가에 의해 평가된 제품이자 상품이다. 결국 역사에 기록된 수 많은 컴퓨터라 하더라도, 실제 사용 평가이나 판매 실적이 없다면 클래식 컴퓨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본다.

클래식 컴퓨터라면 출시 후 오랜 시간이 지남과 함께 기술 발전에 있어 나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특정 컴퓨터나 컴퓨터 제조사의 특정 제품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빈티지나 레트로 컴퓨터라고 한다면 클래식 컴퓨터에 비해 좀더 일반화된 범위에서 시대적, 사회적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수 많은 Apple II 복제품이나 IBM-PC 호환기종 가운데 하나를 클래식 컴퓨터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출시 시기를 기준으로 빈티지 혹은 레트로 컴퓨터라고 분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구분은 적은 바와 같이 마이크로컴퓨터, 즉 1970년대 후반 이후 등장한 PC(개인용 컴퓨터)에 한정한 사안이다. 좀더 확장한다면 UNX 기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서버 그리고 PC 워크스테이션/서버 정도까지를 범위로 볼 수 있다. 그 이전 세대의 메인프레임이나 미니-컴퓨터는 개인적 운용이나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떤 표현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더라도 현실적, 직접적 수집의 대상이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더 깊은 관심의 대상으로 가치는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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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중반 현대적 디지털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1970년대 중반 마이크로컴퓨터 등장 그리고 1980년대 마이크로컴퓨터 혁명 시대를 지나 21세기에 들어 오늘날 PC는 업무는 물론 일상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웨어러블 컴퓨터 등은 이미 책상 위 PC 역할을 우리 손과 몸에서 구현하도록 해주고 있다. 덕분에 과거 책상 위에 놓여졌던 데스크탑 컴퓨터 혹은 노트북 컴퓨터는 점차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있고, 어느덧 오랜 추억의 수집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21세기 PC 기반의 컴퓨터 환경은 일부 메인프레임과 UNIX 서버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반세기 동안 PC는 그 기본 구조와 구성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큰 발전을 이뤘지만 그 옛날에 비해 더 빠르고, 더 많은 그리고 더 다양한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을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 변화의 정도는 최근에 가까울 수록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40년전과 30년전 시스템의 성능 비교에 비해 10년전과 오늘날 시스템 성능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적었듯 최근 이러한 철 지난 PC를 포함한 구형 컴퓨터도 새로운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서 수집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게임을 위한 용도에 국한해 보자면 그 거래 시장의 규모도 제법 눈여결볼만하고 거래도 꽤나 활발하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관심은 대개-마이크로프로케서를 사용한-전용 게임기 혹은 PC 임에도 결국 게임기로서 취급받던 일부 컴퓨터에 한정되다보니, 구형(올드) 컴퓨터의 가치에 큰 폐를 끼치지는 않고 있다. 물론 게임 역시 컴퓨터 기술 발전의 역사적 의미 못지 않게 나름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더면 포스팅 시작에 언급했듯 올드 컴퓨터의 구분을 PC 범위에 한정하여 적용한다면 어떤 식으로 나눌 수 있을까 ? 빈티지나 레트로 두 용어에 비춰 보자면 국내에서는 레트로라는 용어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빈티지라는 용어가 패션이나 가구 등 한정된 범위에서 너무 일상적으로 사용된 덕분일 수도 있다. 모두 외래어인 두 용어 간 비교에서 볼때, 빈티지 보다는 레트로가 컴퓨터에 더 적합해 보이기는 느낌도 있다. 다른 문화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반면 클래식 컴퓨터는 매우 제한적 범위 내에서 특정 컴퓨터 모델이나 특정 제조사 제품에 한정되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애플 컴퓨터의 제품이 대표적인 클래식 컴퓨터로 인정받고 있다. HP나 DEC 등 다른 제조사의 컴퓨터 역시 같은 평가를 받는다고 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심 정도가 워낙 미약하다보니 따로 언급할 수준이 아니다. 애플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그나마 SGI나 SUN 제품이 클래식 컴퓨터로서 어느 정도 수집 대상으로 인기가 있는 정도이나, PC에 비해 국내 보급된 절대적 수량이 적기 때문에 충분한 관심과 교류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국내에 비해 매우 활발하지만 UNIX 워크스테이션/서버 시스템의 절대적 보급량이 애플 컴퓨터나 IBM 등 PC 수준의 제품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비율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컴퓨터 시스템은 자동차 등 견줄만한 다른 수집 대상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의 구분이 명확하다.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의 실제적 구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물리적 상태의 폐기된 경우와 다를 바 없다. 설치 혹은 저장을 위한 미디어가 없거나 주변기기가 없는 경우도 결과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올드 컴퓨터에 관심 역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되기도 하고, 다른 영역에 완전 무관심하기도 한다. 예로 클래식 컴퓨터의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 사용에 관심이 있다면 굳이 어렵게 하드웨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없는 에물레이터나 가상 머신을 이용하면 손쉽게 원하는 환경의 구축이 가능하다. 반대의 경우도 유사하지만, 더 많은 애정과 노력 그리고 비용 더하여 공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더 높은 수준의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예로 클래식 컴퓨터의 외형 디자인이나 구성에 관심이 높아 실제적 작동 여부를 크게 주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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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나 수집이 자동차 등 다른 수집 대상과 다른 점은 현실적 사용의 효용성이다. 즉 수십년된 자동차라 하더라도 구동이 가능하다면 오늘날 일상의 운용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소간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실질적 사용이 가능하다(환경이나 법규 문제가 별개로 생각하자). 반면 수십년 아니 수년 지난 컴퓨터를 오늘날 사용한다는 것은 제법 끈기를 요구한다. 엔지니어링 영역이나 혹은 게임 등에서 수년간 기술적 향상의 차이는 실제적으로 상당한 처리 시간의 차이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운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컴퓨터 시스템의 속도, 용량 그리고 기능의 한계가 소프트웨어 운용의 요구 사항을 지원하지 못하면 도입 당시 성능이나 비용과 무관하게 상대적 혹은 심리적 구형 모델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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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앞에 놓여진 구형 컴퓨터 시스템에 대해 어떤 경쟁적 상황도 인식 시키지 않는다면 사용 자체에 의미와 가치를 둔다면 클래식 컵퓨터가 될 수 있다. 예로 일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고, 드러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금전관리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름의 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도로를 달리는 정말 오래된 이른바 클래식 카를 볼 기회가 있다. 그런 자동차에게 클래식 카라는 표현은 정말 잘 어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컴퓨터는 자동차처럼 외부의 시선을 받을 수 없다. 노트북 컴퓨터 조차 그 무게로 인해 외부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PC가 8-비트,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면 올드 컴퓨터가 분명하다. 간혹 초기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더하여 출시 시기가 거의 20년 짧게는 10년 넘어 지났다면 올드 컴퓨터로 분류될 수 있다. 그리고 실질적 운용이 가능하다면 마침내 클래식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발사가 한정되어 있거나 제품이 특정된 경우는 매우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1981년 IBM-PC 출시 이후 등장한 수 많은 IBM-PC 호환기종의 경우에는 다소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오랜 시기, 수 많은 변종으로 인해 특정 요소나 기능을 규정하기 쉽지 않다. 기능적으로 40년전 PC-DOS(MS-DOS) 운영체제도 오늘날 최신 시스템에서 구동이 가능할 수 있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설치 미디어를 운용하기 어려워 시도가 쉽지 않지만, 이러한 상황을 대체하는 방법은 언제나 개발되어 왔다.

여전히 주류 PC 시장은 인텔 X86(혹은 AMD X64)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등장한 첫 제품이 출시된 이후 기본 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동일 CPU에 기반하면서도 다양한 하드웨어 구조와 구성의 호환 제품이 확산되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호환제품은 표현 그대로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체 PC 시장에 대응해 온 애플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8-비트 6502 마이크로프로세서, 16-비트 68000, 32-비트 680X0 마이크로프로세서 그리고 PowerPC, 이어서 X86 마침내 ARM 기반 Apple Silicon으로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CPU 대응이 명확함에 따라 시기적 구분 역시 명확하여 올드 맥/맥킨토시 등으로 구분이 용이하다. 예로 인텔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하기 이전 애플 컴퓨터를 올드 애플/맥 그리고 클래식 맥 등으로 구분함에 이견이 거의 없다.

X86 기반 PC 영역에서는 보다 다양한 기준으로 올드 PC 혹은 클래식 PC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누구나 수긍할만한 대략적 기준을 정해질 수 있다. 예로 CPU가 80486 정도라면 올드 PC라고 부름에 이견을 없을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Pentium 4 이하 정도에서도 큰 무리는 없다. 운영체제 측면에서 보자면 Windows XP 이상을 지원하지 못하는 PC라면 같은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지원 운영체제가 Windows NT 4 수준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다만 하드웨어에 비해 시스템의 실제 운용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지원 여부를 떠나-일괄적 규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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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준에서 X86 PC 영역의 하드웨어에서 몇 가지 세부적 기능 요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PC에 탑재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CPU가 64-비트라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UNIX 워크스테이션/서버 영역에서는 다르다). 하지만 32-비트 경우라면 다소 모호해진다. 그런 경우 이른바 멀티-코어(혹은 하이퍼-쓰레딩) 관련 기능 지원 여부로 구분한다면 좀더 명확해질 수 있다. 시간적으로 보자면 대략 21세기가 시작된 2000년 전후 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장 장치 인터페이스

PC 진영에서 내부 저장 장치 연결에는 오랜 시절 IDE/E-IDE 인터페이스가 사용되었다. UNIX 워크스테이션/서버나 애플 맥킨토시에서는 값 비싼 SCSI 장치를 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모든 PC(워크스테이션과 서버 포함)는 SATA(혹은 SAS) 인터페이스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점차 PCIe로 전환되고 있다. 외부 저장 장치의 경우도 과거 SCSI는 고속 USB와 Thunderbolt로 대체 되었다. 만일 내외부 저장 장치가 IDE/EIDE나 SCSI 인터페이스로 연결된다면 역시 올드 컴퓨터로 분류할 수 있다.

확장 슬롯

PC 내부의 확장 슬롯도 올드 컴퓨터 구분을 위한 기준으로 명확하게 잡을 수 있다. ISA/EISA 이후 PCI가 표준으로 등장했다. 이후 그래픽스 카드 운용을 전용 AGP 확장 슬롯이 등장하고 AGP/PCI 조합이 지속되었다. 최근에는 PCIe(PCI-Express)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발전하고 있다. 다만, PCI 확장 슬롯은 PCIe 시대에 들어서도 상당 기간 함께 유지되었다. 그래서 그래픽스 카드 슬롯이 AGP 이하라면 올드 컴퓨터로 분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언급한 세 경우에 모두 부합된다면 전체적으로 올드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름 브랜드 네임을 가진 제조사 제품이라면 클래식 PC라고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크든 작든 어떤 경우라도 실제적인 사용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올드 컴퓨터를 클래식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2020년 9월 6일 일요일

VirtualBox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둥지, Parallels 또는 VMware Fusion ?

오랜 맥 사용자로서 버추얼박스(Oracle VirtualBox)의 오랜 사용자로서 페러렐즈(Parallels) 또는 퓨전(VMware Fusion)과의 공존 혹은 혈업을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것이긴 하겠지만, 퓨전을 페러렐즈에 비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퓨전을 폄하 하는 것은 아니다. 페러렐즈와 표준 간의 성능 비교는 자주 언급되지만 별 의미 없다고 본다. 윈도우즈나 리눅스 운영체제를 가상 시스템으로 운용함에 있어 속도나 확장성 그리고 안정성에 있어 우열을 따지긴 힘들다.

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상황에서 여러 버전의 운영체제를 다양한 설정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페러렐즈와 퓨전 간의 차이가 충분히 클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속도와 안정성 그리고 비용 때문에 주요 3D CAD 및 CAE 분야의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Windows XP 기반으로 가상 시스템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속도와 확장성 때문에 페러렐즈나 퓨전으로 이전하여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잦은 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버추얼박스의 가상 시스템이 가능한 적은 수고로 페러렐즈나 퓨전으로 이전되어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매우 효율적이지 않을 수 없다.

페러렐즈는 버추얼 박스에서 사용하는 있는 가상 시스템은 별도의 내보내기(export) 과정없이 그대로 페러렐즈 가상 시스템으로 가져올 수 있다. 반면 퓨전에서 버추얼박스의 가상 시스템을 OVA(1.X만 지원) 파일로 전환후, 퓨전에서 가져오기(import) 과정을 진행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디바이스 인식이나 드라이버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전 구형 운영체제로 내려갈 수록 이런 현상이 더 잦은 것 같다. 결국 이런저런 오류로 퓨전에서 해당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해야 할 수 있다. 원도우즈 운영체체의 설치 및 업데이트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얼마나 지리하고 한심한 작태라는 것을 알 것이다.

퓨전에서 버추얼박스의 가상 시스템을 가져오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버추얼박스 가상 시스템을 그대로 이전, 즉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 퓨전이 설치된 호스트 맥과 버추얼박스의 가상 시스템이 동일한 서브넷 구조에 있어야 한다. 이 기능은 실제 물리적 PC를 퓨전의 가상 시스템으로 이전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버추얼박스의 가상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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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소스 레벨의 가상 시스템에 VMware의 PC Migration Agent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한다. 설치 후 실행하면 이전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패스코드가 나타난다. 이후 퓨전이 설치된 시스템에서 마이그레이션을 시작하면 소스 컴퓨터의 패스코드를 입력한다. 이어서 소스 가상 시스템의 관리자 아이디와 암호를 입력하여 이전 작업을 시작 한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이전 작업이 언제나 성공적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오프라인 마이그레이션에 비해 작은 오류로 인해서도도 온라인 마이그레이션을 중단될 수 있다.

만일 네트워크를 통한 가상 시스템의 이전 오류가 계산 발생한다면, 다시 적용해볼 수 있는-가상 전환의 안정성이 높은-방법은 VMWARE의 vCenter Converter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가상 시스템을 직접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로컬에 충분한 저장 공간이 있거나 네트워크 연결을 이용할 경우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수용해야 한다. 다만 변환이 완료되었다면 가상 시스템으로 전환은 거의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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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운영체제 종류나 사용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하더라도 페러렐즈에 비해 퓨전이 감당해야 하는-사소하지만 불안하고 지루한-문제를 감수하고 단지 1~2만원 가격을 이익으로 자위하기란 비교 불가라고 본다. 물론 애초부터 vCenter Converter를 이용하면 약간 시간이 걸린기는 하지만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여 실행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과정 자체가 필요 없는 페러렐즈에 비한다면 부담스러운 작업이 분명하다.

이러한 비교가 다시 강조하지만 가상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체제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하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상적 과정에서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가상 시스템이 실제 물리적 시스템만큼 설치나 구성이 어렵다면 가상화 플랫폼의 주는 유익의 주요한 부분이 훼손된다고 볼 수 있다.

페러렐즈와 퓨전 간의 이러한 차이는 결국 퓨전은 VMWARE의 여러 가상화 플랫폼 제품 가운데 하나이며, 더욱이 그 비중이나 중요도는 다른 제품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점에서 사용자의 다양한 편의성을 지원함에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현재의 이런 상황이라면 퓨전의 가격이 페러렐즈의 절반이라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2020년 9월 5일 토요일

이제 다시 맥미니는 아이맥이 부럽지 않다.

이제 아이맥에서 내부 저장장치 확장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아이맥 27-인치 2020 모델은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마지막 모델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플래시 저장 장치(SSD)가 마더보드에 내장되어 버렸다. 맥미니 사용자로서 아이맥이 부러운 두 가지, 즉 메모리 확장의 용이성과 내부 저장 장치의 교체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 물론 지금까지도 현실적으로 아이맥의 하드 디스크나 SSD 확장은-모니터 패널을 뜯어야 하는 관계로-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되고 안되고의 차이에서 된다는 것 자체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애플 실리콘 기반의 아이맥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니, 곧 메모리도 맥북프로나 맥북에어 마냥 마더보드에 숨어버릴 가능성이 크지 않나 싶다. 새로 아이맥을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렇더라도 아이맥 27-인치 2020의 놀라운 성능에 극찬하는 리뷰가 많다. 마지막 X86 기반 아이맥이라는 상징성에서도 더욱 그런 찬사가 있는 것 같다. 만일 애플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맥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아이맥 27-인치 2020은 애플의 또 다른 카드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것 같다.

1년 전, 약 10년간 사용한 맥북프로 2010/2011 모델을 대체하기 위한 새 맥을 아이맥으로 할지 맥미니로 할지 고민에 빠졌었다. 대략 200~250만원 사이에서 결정하고자 했고, 결국 모니터와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가 있다는 이유로 맥미니를 결정했다. 물론 HDMI/DVI 어댑터, 썬더볼트/USB-C 어댑터, 그리고 썬더볼트3/2 어댑터 등이 따라왔으니 가격은 결코 미니 수준이 아니었다. 어이없는 건 맥미니를 구입하고서도 업무상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추가 구입해야 했다.

지난 일년간 맥미니에 대한 만족감은 최고였다. 그래픽스 프로세서의 역할이 과한 업무가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Intel UHD 630의 성능이 왠만한 3D 그래픽스 처리에도 큰 무리가 없는 덕분이다. 물론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의 그래픽스 성능은 확인할 수가 없다. 유일한 문제는 맥미니의 문제는 아니고 사용하는 HP 모니터가 맥미니의 출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부팅시 연결을 한번 끊었다가 연결해주어야 하는 무식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 애플 제품 못지 않은 HP 제품에 대한 애정덕에 모니터를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맥북프로/맥북에어 그리고 맥미니에 이어 아이맥에서도 저장장치를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마도 썬더볼트에 대한 기대와 의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플이 2010년 이후 모든 맥 기종에 썬더볼트가 내장되었다. 썬더볼트는 이전 파이어와이어 400/800 그리고 미니 디스플레이어 포트를 함께 대체할 수 있었지만, 저장 장치의 어마무시한 가격과 USB 3.0 연결을 위한 썬더볼트 허브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결국 모니터 포트로서의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내장 하드 디스크를 확장하거나 SSD로 대체하기가 용이했으니 애플이 기대한 썬더볼트를 이용한 외부 저장장치를 활용할 필요가 없었다. 대용량의 하드 디스크를 연결한 썬더볼트그리고 썬더볼트 2 보다는 적용 용량이라도 SSD가 가격대비 성능에 훨씬 효용성이 있었다. 그리고 SSD의 가격대비 용량을 급속히 확장되면서 썬더볼트는 외장 모니터 포트 외 다른 기능은 일부 사용자의 몫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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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트 3는 이전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USB 3.1과 동일한 USB-C 포트를 사용한다. 썬더볼트를 연결하면 썬더볼트로 USB를 연결하면 USB로 작동한다. 모니터 역시 썬더볼트/USB 3.1 방식의 USB-C 포트 지원이 일상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맥에 썬더볼트 3와 함께-변환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USB 3.1 포트도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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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맥미니의 썬더볼트 3 지원 저장 장치를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어댑터를 이용하여 USB 3.0 하드 디스크를 3 개를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다. 운영체제나 주요 어플리케이션 운용이 아닌 파일 저장과 백업 용도이니 하드 디스크로 충분하다. 맥미니의 SSD 용량이 512GB이니 현재로서 부족하지 않을뿐더로 필요시 썬더볼트 3 외장 SSD를 연결할 계획이다. 최근 썬더볼트 3 SSD의 가격이 거의 급락 수준이다.

2020년 9월 3일 목요일

애플 실리콘 맥, 원도우즈 따위 이제 알게뭐람 ?

애플 실리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새로운 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당연히 X86에서 애플 실리콘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지만, 그와 함께 더 이상 부트캠프 다시말해 윈도우즈를 네이티브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다소 숨은 듯한 사실이다. 부트캠프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 입장에서야 이런 변화는 사소한 사건에 지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맥 질문의 거의 절반은 부트캠프의 설치나 운용에 관한 사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직 대한민국에서 윈도우즈 환경은 절대적이다. 물론 기능적으로 맥에서 원도우즈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없지는 않지만 불편하고 비싸다. 그리고 대안이 없는 경우도 많다. 물론 대안이 없는 경우라면 맥을 구입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맥을 구입하는 이른바 신생 사용자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것이 분명한 듯 하다.

이들에게 맥은 맥이 아니라 그저 애플 마크가 붙은 원도우즈를 설치해야 하는 수고를 가진 좀 이상한 컴퓨터일 뿐이다. 그러니 맥이 아닌 원도우즈 머신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우선하고, 그에 비례하여 원도우즈 설치나 설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로 고민에 빠지고 있다. 그 덕에 부트캠프의 사용 비중이 거의 없는 입장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대응하기가 정말 곤란하다.

새로운 맥이 등장하면 최소한 부트캠프와 관련한 문제와 질문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트캠프 덕에 맥을 선택했던 많은 사용자들과 또한 새로운 사용자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최소한 대한민국에서의 맥 구입은 분명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지 않나 싶다. 페러렐즈나 퓨전 등과 같은 가상화 플랫폼을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부트캠프를 선택하고 설치나 설정에 많은 문제를 겪은 이들이 가상화 플랫폼의 이해와 운용이 더 나을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맥 사용 환경에 원도우즈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오토데스크의 AutoCAD 등 몇몇 일반적 사용이 많은 프로그램은 완벽하게 원도우즈 버전을 대체하진 못하고 있다. 물론 일상적 활용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부트캠프를 사용해야 하는 대부분은 사용자들이 사소한 차이도 큰 불편함으로 찾아올 수 있다.

또한 페러렐즈나 VMWARE에 애플 실리콘 기반 맥을 얼마나 잘 지원해줄 지는 의문이다. 맥이든 PC든 어차피 X86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리눅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리눅스는 ARM 기반에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구동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맥에서 리눅스 구동을 위한 가상화 플랫폼을 비용을 주고 구입하여 운용하는 비중은 원도우즈 운용을 원하는 사용자의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 결국 가상화 플랫폼에서 원도우즈 지원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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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러렐즈는 애플 실리콘 기반 맥이 아닌 새로운 운영체제 빅 서를 지원하는 다음 버전에 상당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 내용에 애플 실리콘 환경에서 원도우즈 지원은 포함되어 있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페러렐즈를 비롯한 가상화 플랫폼 개발 업체에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상화 플랫폼을 위한 하드웨어나 운영체제의 작은 부분이라고 바꾸거나 할 이유는 없다. 애플 입장에서는 이들이 주요한 지원군이긴 하지만 절대적 존재는 아니다. 어쩌면 애플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맥과 빅 서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가상화 플랫폼은 왠지 버추얼박스가 제일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애플이 X86에서 애플 실리콘으로 이전하면서 부트캠프를 포기하는 것은 이미 애플 입장에서도 부트캠프의 수명이 다했다는 자신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 왠만한 일반 업무용 어플리케이션 가운데 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은 부분은 높은 수준은 3D 그래픽스나 엔지니어링 분야 등과 같이 애플의 영역이 아니었던 전문 영역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패키지를 맥 앱스토어에 런칭한 것을 보면 애플 실리콘 기반 맥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지와 지원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정도라면 일반 어플리케이션 수준에서는 보다 자연스럽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상화 플랫폼들의 운용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빅 서 지원을 위해 이미 수많은 비용을 투자 했지만, 애플 실리콘 기반에서의 빅 서 지원은 또 다른 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애플의 하드웨어 그리고 소프트웨어 관련하여 수 많은 천재적 써드파티 개발사들이 애플의 급작스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페러렐즈나 퓨전 역시 그런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에 비해 아직도 여전히 맥 사용자들의 절대적 수는 원도우즈 PC에 비해 소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모험이 분명하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