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Mac Pro가 마침내 구입 가능하게 되었다. 더욱이 놀라운 가격의 모니터와 미친 가격의 모니터 스탠드 그리고 정신 나간 친구나 구입할만한 이동용 스텐드까지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반농담에도 구입할 친구들은 예상보다는 많을 것이다. 애플이니 당연하지 않겠나!
하지만 역시나 애플은 자신의 워크스테이션이 가진 전통적 문제를 여전히 품은 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디자인이나 성능에서의 문제가 아닌 비용 대비 성능에서 최고의 애매함과 최악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장 비싸고 빠른 Mac 시스템이지만 HP의 미드-레인지 레벨에 해당되는 성능이라는 점에서 이성과 감성 간의 고민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또 하나 문제는 바로 어플리케이션 지원 제약이다. Windows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현재 Mac Pro에서 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메이저 레벨의 3D CAD 시스템은 없다. 얼마 전까지 Mac OS X를 지원하던 Siemens NX도 결국 새 버전을 출시하면서 과거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Autodesk Maya 정도가 그마나 DCC 분야에서의 Mac OS X 지원 대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 역시 미래를 알 수는 없다.
결국 Mac Pro가 Mac OS X를 운용하는 워크스테이션으로서 가장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기능을 발휘할 때는 역시나 Final Cut Pro X나 Logic Pro X 등 애플의 주요 멀티미디어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HP의 4세대 Z6와 Z8 워크스테이션은 멀티 프로세서 구성을 위한 Intel Xeon Scalable를 사용하는 것에 반해 Apple의 Mac Pro는 싱글 프로세서인 Intel Xeon-W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Mac Pro의 경쟁 상대 역시 HP의 경우라면 Z4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기본 가격이 US $6,000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기본 800만원에서 시작한다. 이 정도면 HP Z8 G4 워크스테이션을 시작하고도 남는다. 물론 Mac Pro의 성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강력하지만-어떤 이유가 있더라도-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여하튼 1980년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열린 후, 잡스, 스컬리, 그리고 팀쿡에 이르기까지 모두 애플의 컴퓨터를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들어가려고 애를 써왔는데.. 이번에는 성공할 지 모르겠지만, 딱히 기대할만한 여지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 구매 대상에서 당당히 Mac Pro를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