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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8일 화요일

DOS 머신이란 ?

당연히 포스팅 제목에 언급한 DOS는 MS-DOS를 지칭한다. MS-DOS 환경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에 한정한다고 할 때 약간 곤혹스러운 것이 운영체제로서 Windows 3.X에 관한 것이다. 물론 Windows 95 역시 MS-DOS 기반이지 않나라고 할 수 있지만, 최소한 설치를 MS-DOS 도움 없이 할 수도 있으니, MS-DOS 기반이라기 보다는 MS-DOS 공존이라는 우스운 표현으로서 Windows 3.X와 구분해주고자 한다.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의 범위는 애플의 Mac을 제외한 오늘날 우리 주변의 모든 PC라고 할 수 있다. 사실 Mac 역시 X86 기반으로 전환한 이후 DOS가 직접적으로 설치될 지도 모르겠다.

일단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 즉 DOS 머신이 되기 위해서는-일단 Windows 3.X의 도움 없이-기능적 측면에서 DOS 환경에서 그래픽스, 사운드 그리고 네트워크 요소가 구현되어야 한다. 만일 운좋게 이러한 기능에 대한 산업 표준적인 확장 카드를 탑재하고 있다면 표준적 사양에서의 운용을 별 무리없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보급형 확장 카드를 사용한다면 그래픽스의 VGA 모드를 제외하고 고해상도 컬러 그래픽스, 사운드 출력 그리고 네트워크 연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운좋게 제조사의 드라이버를 구할 수 있다면 모를까 운영체제에서 직접 지원되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행운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굳이 DOS 기반에서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치 않거나 혹은 TCP/IP 지원으로 인터넷에 연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인터넷 연결에 따른 보안 문제를 생각해보면 일부러 오프라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사운드 기능 역시 게임이나 음악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역시 별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의외로 DOS 머신의 구현을 크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DOS 환경에서 사용할 디스크 장치나 USB 장치의 드라이버가 필요한 경우 실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DOS 머신을 구축한다고 하면 대개 게임 머신이다. 이른바 레트로 게임 머신이다. 물론 가상 환경이나 에물레이터를 이용하여 클래식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름 분위기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역시 DOS 머신이 제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게임이 얼마나 흥미와 감흥을 줄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신기한 느낌으로 접근하겠지만 조잡하고 단조로운 화면과 사운드 그리고 제한된 인터페이스에 곧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 아닌 비즈니스 용도나 다른 업무 용도로 DOS 머신을 사용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늘날의 멀티 태스킹이 아닌 싱글 태스킹 환경에서 의외로 생산성 높은 작업이 가능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Lotus의 1-2-3나 Symphony 그리고 WordPerfet의 빠른 응답성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감흥을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한글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한/글 등 몇몇 프로그램으로 선택이 제한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데이터 포맷을 오늘날 대부분의 스프레드시트나 워드프로레서 프로그램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그 현실적 활용 가치가 여전할 수 있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그리고 뜬금 없지만 결론적으로 DOS 머신으로 레트로 컴퓨터를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2017년 4월 16일 일요일

SoftPC/SoftWindows

SoftPC(혹은 SoftWindows)를 알고 있다면 아마 나이는 40대 그리고 Macintosh 나아가서는 UNIX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했던 경험자라고 단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Insignia의 SoftPC는 일반적으로 Macintosh에서 DOS/Windows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하기 위해 사용한 에물레이터로 알려져 있지만 HP-UX나 Solaris 등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도 DOS/Windows를 사용하기 위해 많이 사용했었다. SoftPC이라는 Windows 3.1 공개 이후 SoftWindows로 이름이 바뀌었다. SoftWindows 95 버전까지는 Macintosh와 UNIX 용으로 출시되었지만, SoftWindows 98은 Macintosh용으로만 출시되었다.

기능적으로 SoftWindows는 SoftPC에 Windows를 미리 탑재한 번들 제품이다. 즉, SoftPC에지원 가능한 Windows 버전을 설치하고 드라이브 툴킷을 설치하면 기능적으로 동일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SoftWindows에 탑재된 Windows가 최적화 수정이 거친 덕에 상대적으로 빠른 처리 속도를 보인다.

개인적으로 SoftPC에 대한 첫 경험은 1992년 즈음 HP 워크스테이션에서였다. 당시 사용한 SoftPC 3.0(후에 4.0으로 업그레이드)의 주 사용 목적은 한글(아래아한글)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PC에서 Windows 3.1이 사용되고 있었지만 여전히 DOS 어플리케이션이 맹위를 떨치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DOS 버전의 한글은 강력한 워드프로세서였다. 한글 버전은 아마 1.X나 2.0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출력 HP 워크스테이션에 연결된 포스트스크립트 프린터에 바로 가능했었고 무엇보다도 에물레이터이면서도 당시 486 PC에 비해 월등히 빠른 성능이 자랑이었다. 또한 대개 14-인치 모니터를 사용하는 PC에 비해 무려 20-인치 모니터에서 DOS/Windows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후 PC의 성능과 사용 환경이 나아지면서 점차 SoftPC의 사용 빈도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아예 HP-UX를 위한 한글이 출시가 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UNIX용 한글 버전을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의 빠른 처리 속도와 안정성으로 SoftPC가 좋은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SoftPC의 주된 사용 환경층은 역시 Macintosh 사용자였다. 1990년대 초 국내에 Macintosh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가운데, SoftPC는 한글 문서 작성 문제 특히 아래아한글의 사용 빈도가 높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메모리가 풍족하지 않은 일반적인 시스템 사양으로 볼 때 SoftPC의 성능은 너무 느렸다. 당시 막 출시된 Macintosh IIfx에서도 보급형 PC 정도의 수준을 보여줄 정도였고, Macintosh IIci나 IIfx 정도에서 그럭저럭 쓸만한 정도였다. 문제는 이 두 기종 당시 Macintosh 라인에서 최상위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엔트리나 미드-레인지 레별 시스템에서의 체감 속도는 비교불가였다. 특히 콤팩트 맥에서 사용하기 위한 SoftPC Classic은 DOS 환경을 구동할 수 있는 사실 이상 특별한 의미가 없는 수준이었다. 아마도 SoftPC를 사용한 후 차라리 저렴한 조립 PC를 구입한 사람들이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후 68040 기반 Macintosh Quadra 시리즈에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이미 PC 환경도 386DX나 486 PC에서 Windows를 운용하는 환경이 대세인 상황에서 SoftPC의 경쟁력은 급격히 낮아졌다.

Insignia는 Windows 3.X 이후 버전의 운용을 위한 SoftWindows를 출시되지만 고급형 시스템 외에서는 답답함이 여전했다. 그렇더라도 Macintosh 사용자 입장에서 따로 PC를 구입하거나 Apple DOS Card와 같은 하드웨어 에물레이터 카드를 구입하지 않는 이상 SoftPC 이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Windows 95의 출시로 PC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자 Macintosh에서의 DOS/Windows 운용성은 거의 필수적인 환경이 되어버렸고, 마침내 경쟁 제품인 Connectix의 Virtual PC가 등장한다.

SoftWindows 98 5.X의 경우 Insignia의 메뉴얼에는 최소 PPC 604e 이상 G3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한 시스템에서 운용을 추천했다. PPC 603 마이크로세서에서도 설치가 가능했지만 극악의 속도를 보여주었다. 604e 180MHz 마이크로프로세서와 128MB 메모리를 장착한 PowerMac 7300에서도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결국 G3 마이크로프로세서 수준이상의 PowerMac에서나 나름 쾌적한 운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Virtual PC는 Power Macintosh 출시 이후 등장했기 때문에 PowerPC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최적화되었고 환경 설정이나 구성 등에서 SoftWindows에 비해 훨씬 개선되었다. 사실 SoftPC나 SoftWindows는 오늘날 VMware Workstation이나 Vritual Box와 같은 다양하고 자유도 높은 가상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단일 DOS 혹은 Windows 95/98 운영체제를 어플리케이션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에물레이터였다. 또한 SoftWindows 95/98에 최적화된 Windows 95/98이 번들로 포함되어 사용자가 별도로 운영체제를 설치하거나 판매용 업그레이드 버전을 사용할 때 호환성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Insignia에서는 Windows가 탑재되어 있지 않은-DOS만 설치된-제품을 RealPC(결국 SoftPC)라는 이름으로도 발매하게 된다.

성능 문제와 Virtual PC와의 경쟁으로 결국 Insignia는 1999년말 SoftWindows와 RealPC를 맥킨토시용 드라이브 툴킷 개발사로 알려진 FWB에 매각하게 된다. 이후 FWB는 2001년 초 Mac OS X로의 변경과 함께 SoftWindows를 단종시키지만, Windows가 탑재되지 않은 저렴한 가격의 RealPC는 2003년까지 판매하게 된다. SoftWindows의 단종은 Connectix와 Microsoft간의 협력으로 Virtual PC의 번들 가격이 현저히 낮아짐에 따라 SoftWindows의 가격경쟁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Microsoft는 Connectix를 인수하고 Microsoft Virtual PC로 출시하면서 Macintosh 버전은 단종시킨다.

아이러니한 것은 SoftWindows 제품의 처리 속도를 개선하는 가장 값싼 방법은 경쟁사인 Connectix의 Speed Doubler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SoftPC/SoftWindows는 설치 플랫폼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발매되었다.

  • Insignia SoftPC 3.0 for 6000, 16 colors
  • Insignia SoftPC 3.0 Professional for 68030, 256 colors
  • Insignia SoftWindows 1.X(Windows 95 bundled) & 2.X(Windows 95SR2) for 68040
  • Insignia SoftWindows 3.X, 4.X, & SoftWindows 98 5.0.0(Windows 98)
  • Insignia SoftWindows 98 5.0.1(Windows 98SR2)
  • Insignia SoftWindows 98 5.0.4(Windows 98SE)
  • FWB SoftWindows 98 5.0.0
  • FWB SoftWindows 98 5.0.3/4/5(Windows 98 SR2, SE & Windows ME 선택)
  • FWB SoftWindows 98 5.1(Windows 98SE, Windows ME, Windows NT/2000 선택)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