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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1일 금요일

Apple Business Graphics

PC, 마이크로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업무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일반 사용자들의 가장 큰 흥미를 유발한 것은 그래픽스 출력이었다. 특히 문서 작성에서 표나 챠트를 만들고 또 이를 이용하여 프리젠테이션 하는 경우에는 깔끔한 출력물을 필요로 했다. 컴퓨터를 이용하기 전에는 OHP 필름 등에 직접 손과 자 그리고 컬러 펜을 이용하여 이른바 그리는 작업에 혼신을 다해야 했다. 유성 펜이라 잘못 그리면 수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컴퓨터 시스템에서 챠트 출력이 가능한 것으로 보자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출력물 자체를 컬러로 얻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 컬러 프린터가 필요했다. 컬러 프린터 못지 않게 컴퓨터에 직접 연결하는 프로젝터는 개인 입장에서는 천문학적 가격이었고 일류 호텔 컨퍼런스 룸 등에서 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름 일반적인 대응은-솔직히 합리적 대응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았지만-35mm 필름 슬라이드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다만 35mm 필름 슬라이드를 만드는 비용이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았지만, 슬라이드 영사기를 갖추고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발표하는 곳에 따라 영사기를 함께 들고 가야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위 시절, 학교 전체에 슬라이드 영사기는 한대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절이 언제인가 싶더니, HP의 잉크젯 컬러 프린터가 등장했고 이내 여러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낮아졌다. 물론 잉크 가격의 하락은 그 정도 속도를 지원하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었다.

잉크젯 컬러 프린터를 이용하여 OHP 필름에 출력할 수 있게되자 발표 준비는 한결 수월해졌다. 이후 수년간 OHP 출력물에 의해 프리젠텐이션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러한 시절 나름 가장 공학스러운 방법은 컬러 잉크젯 프린터나 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그나마 합리적 가격의 컬러 출력 장치는 플로터였다. 일반적인 플로터 자체가 컬러 펜으로 출력물을 정확하게 작성했고, 필름에도 출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A4 혹은 A3 사이즈를 출력하는 컬러 플로터의 가격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1993년 즈음 내가 처음한 사용한 HP 7475A 플로터만해도 백만원은 훌쩍 넘었다.

그나마 지금처럼 VGA 그래픽스 카드에 컬러 모니터 그리고 컬러 출력 장치가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프리젠테이션이나 회의를 진행했나 싶기도 했다. 특히 Havard Graphics나 Power Point 등의 프리젠테이션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어찌했을까 싶다. 1980년대 중반은 IBM PC가 아직 오늘날과 같은 PC 시대를 열기 이전 Apple II를 비롯한 여러 8-비트 및 16-비트 마이크로컴퓨터가 경쟁하던 시기였다.

Apple II 사용자로서 비록 컬러 그래픽스 기능을 제공하기 했지만 제한된 해상도로 인해 선명한 출력물을 얻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 그럼에도 PC 발전의 역사에서 어제는 언제나 시각적으로나 감각적으로나 미개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어제나 오늘이나 혹은 내일도 변함 없을 것이다.

Apple II Business Graphics는 Apple II 기반의 업무용 그래픽스, 즉 챠트를 그리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아직 Harvard Graphics는 커녕 Lotus 1-2-3 조차 등장하기 이전이다. 업무용 어플리케이션의 최강자는 VisiCalc 였고, 챠트 프로그램 역시 VisiCalc 데이터를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 최우선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대부분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로 출력되었고, 특별한 경우 OHP 필름이나 필름 슬라이드를 출력할 수 있는 장비를 사용하기도 했다. 손으로 직접 그리지 않아도 된다는 자체가 혁신적으로 여겨졌다.

PC를 통하여 혁신적으로 개선된 사안의 하나는 정보의 시각화라고 할 수 있다. 역시 Excel과 스프레드시트나 기타 챠트/그래픽스 프로그램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그 기능들이 수십년전에는 너무나 혁신적이었으며, 그 혁신적을 기능을 철저하게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오늘날의 그러한 기능의 활용도는 대개의 경우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화려한 색상과 선명한 해상도에 집중하느라 그 안에 내용, 즉 정보가 전달해주고 하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특정 어플리케이션이 내 문제을 본질적으로 해결주지 못하는 상황은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