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맥 환경에서의 가상화 플랫폼의 미래에 대한 나름의 비전문적인 견해를 적었는데, 맥 가상화 플랫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어떤 가상화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물론 내가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비교 플랫폼은 당연히 패러렐즈(Parallels)와 버추얼박스(VirtualBox)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비교 대상으로 패러렐즈와 퓨전(VMWare Fusion)이 분명하다.
사실 이 둘에 대해 버추얼박스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상-특히 가난한 맥 사용자에게 있어-억지라고 할 수 있다. 버추얼박스의 성능이나 편의성이 아무리 앞선 두 가상화 플랫폼에 비해 낮다고 하더라도 공짜라는 점에서 결국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비교는 별 인기 없는 주제이니 일단 패러렐즈와 퓨전의 비교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두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언제나 최종적으로 패러렐즈를 선택했다. 지금 시점에서 패러렐즈와 퓨전 간의 선택을 처음 하게 된다면 아마도 성능이 아닌 활용성 측면에서 퓨전이 약간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업무용 HP 워크스테이션에서 VMWARE Workstation Pro를 가상화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용도라면 vSphere 등을 운용할 수도 있겠지만, 세월이 지나긴 했어도 24-코어, 128GB 메모리 그리고 8TB 저장 용량이라는 풍부한 자원을 탑재한 워크스테이션이다보니 가상화 서버로서의 역활도 하고 있다. 그러니 퓨전의 선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 패러렐즈와 퓨전을 비교할 10년전 당시에는 상황이 다소 달랐다. 패러렐즈도 윈도우즈나 리눅스에서 운용할 수 있는 가상화 플랫폼, Parallels Workstation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동시 실시간 동시 운용이 가능한 Parallels 패러Workstation Extreme 버전을 운용했다. Parallels Workstation Extreme은 HP 워크스테이션에 특화되어 별도의 그래픽스 카드를 운용하면서 동시에 두 개의 3D CAD 머신을 구동하는 놀라운 기능을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VMWare의 윈도우즈/리눅스 지원 VMWare Workstation은 Parallels Workstation에 비교되는 수준이었다. 결국 윈도우즈 워크스테이션에서 Parallels Workstation Extreme을 사용함에 따라 개인 용도로 사용하던 맥에도 자연스럽게 패러렐즈를 선택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Parallels Workstation Extreme에 대한 가장 불만은 박스 디자인이 4.0에서는 모델이 HP 워크스테이션이었는데 6.0에서는 Dell 워크스테이션으로 포장 모델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러렐즈가 윈도우즈/리눅스 버전에 대한 Parallels Workstation의 개발 포기를 선언한 이후, 워크스테이션에서는 급하게 VMWare Workstation Pro로 이전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맥 환경에서는 이후 10년 넘어 패러렐즈를 사용해 오고 있다. 퓨전을 사용하던 당시의 버전은 3 혹은 4인 시절이었다. 그리고 내게 있어 맥 환경에서의 가상화 플랫폼은 패러렐즈 혹은 버추얼박스만이 선택의 대상이었다.
2020년 패러렐즈와 퓨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면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성능 및 기능적인 면에서 보자면 두 플랫폼 간의 비교는 동일하거나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더라도 다른 한쪽을 버릴만큼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고려 사항은 가격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패러렐즈의 개인용 버전 가격은 구독형의 경우 년 96,000원이며 설치형의 경우 120,000원이다. 설치형 다음 메이저 버전으로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퓨전의 가격은 설치형으로서 약 100,000원 정도이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비슷한 가격대라고 볼 수 있다.
보다 현실적인 비교 요소는 바로 지원 부분이다. 특히 기업 사용자에 대한 지원이다. 그 점에서 있어 퓨전은 패러렐즈와는 비교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패러렐즈에는 원도우즈/리눅스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에서 구동되는 수준의 가상화 플랫폼이 없다. 비록 패러렐즈에서 비즈니스 버전에 대한 관리 지원은 물론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SCCM(System Center Configuration Manager)에 통합되는 플러그-인도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업 내에서의 맥 사용자의 커다른 문제를 해소해주고 있다. 그렇더라도 클라이언트/서버 관리체계가 SCCM만 있는 것은 아니니 현실적으로 본다면 과연 얼마나 시장에서 수용될 지는 모르겠다. 물론 점점 자원 관리 체계 시스템에서도 SCCM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퓨전은 윈도우즈/리눅스 환경의 VMWare Workstation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퓨전 Pro의 경우에는 vSphere 연결하여 가상화 서버 플랫폼과 연동될 수 있다. 물론 맥 사용자가 이런 기능을 얼마나 필요로 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패러렐즈와 비교함에 있어 VMWARE의 여러 가상화 플랫폼 연동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지만, VMWARE 전체 제품군에서 보자면 퓨전은 보잘 것 없는 존재 취급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미 VMWARE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가상화 환경의 관리적 측면이 필요하다면 퓨전 프로 버전을 선택하는 것이 효용성이 있다. 물론 기업 측면에서 이야기이며 개인적 측면에서는 다른 문제이다.
이에 반해 패러렐즈는 VMWARE의 다른 가상화 플랫폼에 직접 연결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기업의 자원 관리 체계 가운데 하나인 SCCM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업 측면에서 나름의 효용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시스템 관리자 입장에서 부서장이나 임원이 개인적 이유로 맥을 사용한다면 관리 체계에 직접 연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패러렐즈가 제공하는 이런 서비스는 행운이라 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개인 사용자를 위한 맥의 가상화 플랫폼으로서 패러렐즈는 맥 사용자 입장에서 여러모로 효율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핵심적인 사용 용도에 비춰 본다면 퓨전을 선택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패러렐즈를 선택할만한 또 다른 이유는 툴박스 때문이다. 두 개의 운영체제를 동시에 운용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는 많은 요소들이 감춰져 있다. 퓨전 역시 맥과의 연동성에서 나름의 유연한 연동성을 제공하지만 핵심적 요소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패러렐즈가 우위에 있다고 보지만, 과연 애플 실리콘 기반 맥을 출시되었을 때는 과연 어떨 지 전혀 알 수 없다. 애플 실리콘 기반 맥의 성공 여부는 물론 새로운 운영체제와의 연동성도 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VMWARE의 퓨전에 대한 애정으로 볼때, 애플 실리콘 M1에 대한 지원을 당장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패러렐즈든 퓨전이든 어떤 가상화 플랫폼을 선택할 지 고민된다면 먼저 무료인 버츄얼박스 혹은 최근에 무료된 전환된 퓨전 플레이어를 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퓨전 플레이어는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업에서의 사용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드물게 운용해야 하는 특히 OS가 오래된 경우일 수록 버추얼박스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