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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9일 일요일

워크스테이션 맥킨토시의 여정

스티브 잡스가 Lisa 그리고 Mac을 출시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가운데 하나는 애플의 컴퓨터가 워크스테이션 시장으로 진입 것이었다. 잡스가 1984년 Macinotosh 첫 모델를 대학이나 연구소에 보급하려고 동분서주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솔직히 무모하기에 앞서 어이없는 행보이기도 했다. 당시 Apollo나 SUN의 워크스테이션과 Macintosh를 비교하자면 같은 계열의 모토로라 MC6800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했다는 것 외에 아무런 동질성, 유사성 혹은 비교 대상이 없었다. 그의 생각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단순하게 보자면 같은 계열의 CPU를 사용했으니 그 정도 수준의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정도 수준으로 비싸야하지 않나 생각했을 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가 제대로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해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혹은 접해본 워크스테이션이 Lisa나 Macintosh에 대한 그의 이상에 비춰 오히려 워크스테이션이 주는 감흥이 보잘 것 없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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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쩄거나 잡스 혹은 애플은 Macintosh 이후 꾸준히 애플의 컴퓨터를 워크스테이션 시장으로 진입 시키고자 했다. 1987년 Macintosh II의 등장은 애플은 물론 마이크로컴퓨터 산업 전체의 시각에서 애플이 워크스테이션을 출시한 것으로 인정했다. 물론 짧은 기간 동안 찬사였지만, Macintosh II는 이전 잡스의 Macintosh가 아닌 애플 그리고 스컬리의 컬러 디스플레이와 모듈러 구성의 PC 혹은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운영체제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이었다. 워크스테이션으로서 Macintosh II는 워크스테이션에 기대하는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그저 애플의 빠른 컬러 컴퓨터 시스템이었다.

이후 Macintosh II 라인은 비록 일반 PC 수준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도 워크스테이션으로서도 인정 받지 못하고 그저 애플의 고가 비즈니스 컴퓨터로서 자리잡았다. 그리고 다시금 워크스테이션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애플의 시도는 Macintosh IIfx로 부활하게 되었다. 이전 Macintosh II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제공했고 UNIX 기반 운영체제인 A/UX도 안정된 상태였지만 수 많은 이유로-물론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과 확장성 한계였지만-실망스러운 결과를 맞보게 된다.

1980년대 후반 80386에 대응될 수 있는 68030 마이크로프로세서 시대에서 실패를 맛본 애플의 워크스테이션 전략은 80486에 대응되는 68040 시대에서 또 다시 시도되는데, Macintosh Quadra 900/950 등과 같은 거대한 타워 형식의 워크스테이션 모델이었다. Macintosh Quadra 시리즈는 곧 하이엔드 라인에서 PowerPC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하면서 미드-레인지 라인으로 추락하게 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Quadra 950은 나름 선전하면서 가장 오랫동안 생산된 애플의 컴퓨터 가운데 하나가 된다.

애플은 PowerPC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Power Macintosh 시대에 와서는 워크스테이션 시장 진입을 포기한 듯 했다. Macintosh 그리고 Power Macintosh의 운영체제는 그 성능 개선와 상관없이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어 보인 반면, PC 진영에서의 Windows 3.1 그리고 Windows 95/98로의 진화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Windows NT의 등장으로 Power Macintosh는 하드웨어 측면이 아닌 운영체제 그리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진영에서도 POWER, PA-RISC, SPARC, MIPS 등 64-비트 RISC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무장하면서 PC 수준에서는 접근하기 힘든 벽을 만들고 있었다.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과 X86 PC 워크스테이션 가운데 존재감 없는 Power Macintosh의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잡스가 다시 애플로 복귀하고 Next STEP에 기반한 Mac OS X를 탑재하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다. Power Macintosh 역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PowerPC G3, G4 그리고 G5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가격대비 성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애플의 워크스테이션 시장 진입에 대한 시도는 계속 되었고 2006년에는 Power Mac G5가 등장한다. 하드웨어 성능면에서 그리고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했다는 사실에서 명실공히 워크스테이션으로서의 위상을 가졌다고 할만했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의 워크스테이션은 가격대비 성능에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애플의 하이엔드 머신과 운영체제는 단순히 성능면에서 워크스테이션 레벨에서 존재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워크스테이션을 운용하는 목저으로서의 어플리케이션은 턱 없이 부족했다. 운용할 수 있는 3D CAD나 CAE 어플리케이션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산업 디자인이나 멀티미디어 분야 등 일부 제한적 영역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대도 가격대비 성능에서 X86 PC 워크스테이션에 의해 서서히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면서 20세기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대를 화려하게 구가했던 RISC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 UNIX 워크스테이션들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 Windows NT 워크스테이션(PC 워크스테이션)으로 전환도기 시작했다. 몇몇 남은 RISC 워크스테이션들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시점에서 애플은 결국 맥킨토시 플랫폼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PowerPC에서 X86 Xeon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X86 기반 PC 워크스테이션 경쟁에 뛰어들지만, 애플의 제품 답게 사용자들은 Mac OS X 환경이 주는 특혜를 제외하고는 가격대비 성능 차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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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Power Mac G5의 모습을 한 이른바 1세대 Mac Pro는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의 멀티 프로세싱 환경을 제공하면서 보다 향상된 기능의 Mac OS X로 본격적인 PC 워크스테이션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채용이 늦어짐에 따라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2013년 Xeon E5에 기반한-이른바 연탄맥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던-새로운 2세대 Mac Pro가 등장하면서 기존 워크스테이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있는 기능과 구성으로 많이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물론 성능 대비 엄청난 가격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HP의 워크스테이션을 보자면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칩셋이 출시면서 어김없이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서 이전 모델을 구형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반면 애플의 Mac Pro는 출시 후 거의 변화가 없거나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탑재가 새 소식이 될 정도로 사용자들을 애달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2017년 등장한 iMac Pro가 Mac Pro를 대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별 부담없는-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2019년 예상치 못한 등장한 새로운 3세대 Mac Pro는 지난 수십년간 애플이 워크스테이션 진입을 위한 노력한 결과로서-다소 어색한 외형 디자인에도 불구하고-성능과 가격면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더라고 이전 Mac Pro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본 사양으로 8-코드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 32GB RAM, Radeon Pro 580X 그래픽 카드, 그리고 256GB SSD를 갖추고서 약 US$6,000 수준이라니, 이 정도라면 분명 HP나 Dell의 동급 워크스테이션의 가격은 Mac Pro의 60% 수준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확장성이다. 이전까지 Mac Pro는 확장성에 제한되거나 2세대에서처럼 확장 자체가-일반적 시각에서-봉쇄된 경우와는 다른 워크스테이션에 기대하는 수준의 확정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아 완전한 사양과 지원 항목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분명 이전 세대에 비해 많은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보인다.

물론 내가 Mac Pro를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의 30년 가까이 애플 컴퓨터의 사용자였지만 또한 HP 컴퓨터의 사용자이기도 했다. 내게 워크스테이션은 언제나 HP 9000이었고 지금은 Z의 이름으로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애플의 맥킨토시 워크스테이션이 어찌될 지 궁금하다.

2017년 6월 6일 화요일

워크스테이션의 부활 혹은 종말

1980년대를 데스크탑 시대로 만든것은 마이크로컴퓨터, PC 이전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이었다. 1980년대 PC는 아직 컴퓨터라기 보다는 타자기나 탁상용 계산기 혹은 업무 수첩을 대신하는 역할이거나 가정기 게임기의 역할이 중심이었다. 전통적인 컴퓨터의 도입 및 운용에 목적에서 보자면 PC는 이제 갓 걸음마를 마치고 걷기 시작하는 아이와 같았다. 그 시기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은 메인프레임, 미니 컴퓨터의 역할을 사용자의 책상 위로 옮겨 놓게 된다. 물론 개인 사용자를 위한 시스템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된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의 시대는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 최전성기를 누르게 된다. SUN, Apollo(1989년 HP에 합병), HP, DEC, SGI, IBM 등등 수 많은 컴퓨터 시스템 제조사들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의 연구소와 학교 그리고 사무실의 책상을 차지하게 된다.

1990년대 후반 Intel의 Pentium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비롯된 PC 성능의 급속한 개선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을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PC 워크스테이션,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에 등장하게 되고 2010년대를 지나면서 전통적인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IBM의 IntelliStation Power 185 그리고 SUN의 Ultra 45를 마지막으로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은 역사 속 공룡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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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워크스테이션은 Intel의 X86 혹은 X64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며 또한 선택의 여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Microsoft Windows나 Linux를 운용한다. 예외라면 Apple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시간 2017년 6월 6일 새벽 Apple의 새로운 iMac Pro라는 이름의 워크스테이션을 공개했다. Intel의 멀티-코어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으며 ECC 메모리를 128GB까지 장착할 수 있다. 워크스테이션 측면에서 유일한 의문점이라면 AMD FirePro가 아닌 Radeon Pro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Mac의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가 CAD나 CAE가 아닌 DCC라는 점에서 합리적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더불어Thunderboltt 3 포트를 4 개가 장착했으니 멀티 디스플레이나 외장 그래픽스 지원 등 확장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 어차피 워크스테이션에서 가격이 최우선 결정 요소되는 것 만큼 슬픈 경우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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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의 일체형 iMac이 등장한 이후 HP나 Dell에서도 일체형 PC가 등장했고 이어 HP의 Z1 워크스테이션까지 출시했다. 그리고 다시 Apple의 iMac Pro로 이어졌으니 Apple의 전략은 나름대로 성공했고 특정 영역의 시장을 확보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향후 일부 특정 영역을 제외하고 이러한 구성이 워크스테이션의 일반적 사양으로 이어진다고 볼 때 마침내 수십 년에 걸친 워크스테이션(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및 PC 워크스테이션)이 PC와 통합되는 시기가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미 CATIA, Creo 그리고 NX 등의 하이엔드 3D CAD 시스템은 Geforce나 Radeon과 같은 일반 PC 수준에서의 그래픽스 서브 시스템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무난하게 구동된다. 결과적으로 더 이상 엄격하게 워크스테이션과 PC를 구분할 물리적 기준은 사라졌다.

비록 제조사 입장에서 워크스테이션이 PC에 비해 많은 이익을 보장하기는 하지만 이전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절과 같은 전설의 시대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미 오래 전부터 HP도 워크스테이션을 직접 제조한다고 할 수는 없다. IBM의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매각한 지 오래이고 Dell의 경우는 어쩐지 모르겠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을 제조하던 이들의 입장에서 현재의 워크스테이션은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나 그저 좀더 비싼 PC일 뿐이다.

HP에 이은 Apple의 대응에 대하여 Dell이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하다. 어떤 결과이든 이제 워크스테이션 시대의 낭만은 역사의 한 흐름만으로 기억될 것 같다.

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HP vs. Apple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의 만남 ?

잠깐이나마-한때-Macintosh가 워크스테이션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Jobs가 떠난 애플을 지휘하게 된 Sculley는 모든 맥킨토시 사용자들의 열망이었다. 컬러 맥킨토시 라인을 출시하게 된다. 1987년 Macintosh II는 기존 콤팩트 맥과 전혀 다른 마치 Apollo의 워크스테이션처럼 생긴 모습으로 사양과 기능에서도 워크스테이션이라 할만했다. 발매 행사 당시 국내 판매 업체는 Macintosh II의 빠른 속도로 인해 기존 Macintosh에서 즐기던 게임을 할 수 없다는 바보스러운 경고를 하기도 했다.

아직 RISC 기반의 SUN Sparcstation이나 Apollo를 인수한 HP의 9000/700 Workstation 시리즈가 등장하기 이전이으로 Apollo나 HP 그리고 SUN을 비롯한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들도 Macintosh II와 같은 Motorola 680X0 계열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었으니 워크스테이션으로 분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PC 시장에서 Macintosh II에 비교할만한 대상은 IBM의 야심찬 PS/2 시리즈의 최상위 PS/2 80 모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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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출시되기 시작한 80386 기반의 IBM PC/AT 호환 기종과 화려한 VGA 그래픽스 카드의 보급으로 Macintosh II는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후 출시되는 IIx, IIcx 그리고 IIci로 이어지지만 더 이상 워크스테이션이 아닌 고급 비즈니스 모델 정도로 평가 받는 수준이었다. 잠시 Macintosh IIfx나 Quadra 900 정도가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더 이상 Macintosh를 워크스테이션의 범주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다시금 Apple의 하이엔드 데스크탑 시스템이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겨우 지금의 Mac Pro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였다.

그리고 세상도 이미 달라졌다. Macintosh II나 Quadra 시리즈 시절의 RISC 기반 UNIX Workstation은 더 이상 시장에 존재하지 않고 있고 그 자리는 한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Intel X86 기반의 64-비트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는-예전의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으로 천대받던-시스템이 차지했다. Mac Pro도 이들 PC 워크스테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Intel Xeon CPU, 메모리, 표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다. 유일한 차이라면 Mac OS X라는 UNX 운영체제의 후계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다행히도(?) 여전히 Microsoft Windows나 Linux를 운용하는 HP나 Dell의 워크스테이션들과 차별화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RISC 워크스테이션이 주류이던 세기의 전환기 시절, PowerPC를 채용한 Powerr Macintosh로도 Apple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680x0을 버리고 PowerPC의 이전 후 잠시 동안 PC 사용자를 놀리는 듯 했으나 Intel의 Pentium III가 등장하면서 신세가 역전 되었다. 68K 혹은 PPC를 사용하든 사양 면에서 Macintosh나 Power Macintosh는 분명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불릴만 했으나 실제 성능이나 활용성 면에서는 쓸데 없이 비싼 PC 아닌 PC의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내가 보기에도 워크스테이션에 비견될 수 있는 최고의 사양으로 중저가 PC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최저의 성능을 제공하는 Apple의 저의(?)가 무엇인가 궁금할 정도였다. OS의 잦은 버전 업에도 불구하고 Macintosh가 내세운 새로운 사용자 환경은 이미 Windows 사용자에게 조차 식상한 수준이었다. 최고 사양은 Mac 조차 지친 Macintosh 사용자를 겨우 정상적인 작업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정도였다. 가격은 물론 말할 필요도 없었다. 덕분에 여전히 Apple은 돈을 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얼마의 세월이 지났을까? 2006년 앞서 언급했듯이 intel Xeon을 사용하는 Mac Pro가 등장했고, 이미 달라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분명 Mac Pro는 워크스테이션 임이 분명했다. 물론 HP나 Dell은 Mac Pro를 자신들의 경쟁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Windows나 Linux를 사용할 수 있지만 비싼 Mac Pro를 구입하여 OS X를 운용하지 않는 경우가 얼마가 될 지는 굳이 예상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Mac OS X에서는 워크스테이션 운용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3D CAD나 CAE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NX for Mac이 등장했으니 언젠가 Creo for Mac도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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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Apple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Mac Pro 모델을 공개했다. 이전 전형적인 데스크탑 스타일의 Mac Pro와는 전혀 다른 형태와 크기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Apple 답게 특별한 워크스테이션을 만들어 냈다. 성능 면에서나 가격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Mac Pro의 등장은 마치 iPhone의 경우처럼 다가왔다. 투명한 모습이나 평판 형태의 iMac의 등장할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HP의 워크스테이션 페이지에도 Mac Pro가 등장했다. 물론 HP가 Mac Pro를 판매하거나 자신들의 비지니스 플랫폼을 Mac OS X로 포팅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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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HP Z 시리즈 840/820 vs. Apple Mac Pro

이 페이지에서는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이 새로운 Mac Pro에 비해 얼마나 가격대성능 비가 우월한 지와 그 효용성은 장황하게 비교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치 HP 스스로가 이전 Z800과 신형 Z820을 비교하는 식의 내용이었다. 아직 Mac Pro가 새로운 멀티코어 Xeon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이 Mac Pro에 비해 훨씬 뛰어난 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다. 어차피 같은 Intel의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르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비교는 비교이니 당연 HP의 워크스테이션이 가격대성능 면에서 우월함이 분명하다. 이 비교 대상은 HP가 Dell이나 Lenovo의 워크스테이션을 비교하는 페이지와 다르지 않지만 그러한 비교와는 차원이 다른 공을 들인 페이지 임이 분명했다.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은 Mac Pro에 비해 새로운 Xeon CPU를 사용할 수 있고 내장 하드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더 많은 메모리 슬롯을 제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Mac Pro는 Microsoft Windows 7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 역시 크게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크기에서 오는 당연한 장점을 내세운 HP 답지 않은 비교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 덩치가 Mac Pro를 선택하려는 사용자를 HP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으로 발길을 돌리게 할 지는 의문이다.

더 황당한 비교는 HP의 Z1 G2 워크스테이션을 누구도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부르지않는 iMac 27”와 비교한 페이지에서 이어진다. 더하여 MacBook Pro와 Z Book을 비교한 페이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두 페이지는 어쩌면 지금의 워크스테이션이 가지는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HP가 얼마나 Apple에 대하여 신경쓰는 지 보여주는 증거이지 않나 싶다. HP는 지금까지 IBM은 물론 Dell에서 대해서조차 이런 식으로 비교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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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HP Z1 G2 vs. Apple iMac 27-inch

곧 Macintosh 출시 후 30년 가까이 되어 가면서 다시-자의 반 타의 반-Apple은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지금 사용한 HP Z800의 후속 기종으로 Z820이 아닌 Mac Pro을 잠깐 고려하기도 했다. 어쩌면 실제 내 예상이나 기대보다 Mac Pro가 미래의 HP Workstation의 경쟁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HP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리고 세상 참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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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사이트에는 Apple의 제품과 비교 우위를 알리는 페이지가 유지되고 있다. HP는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 라인에서 Z840, Z640 그리고 Z440 모델을 출시했다. 이전 X00이나 X20 모델에 비해 성능은 물론 용량의 확장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다. 반면 Apple은 2013년 12월 새로운 형상의 Mac Pro 출시 이후 2016년 말까지도 업데이트가 없었다. 때문에 이미 구형 사양의 Mac Pro와 최신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Z 시리즈의 최신 워크스테이션이 비교되고 있다는 것이 솔직히 어이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심각하게도-Apple이 Mac Pro를 단종시킬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이전 Mac Pro 출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확신할 수는 없기는 하지만 너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워크스테이션의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상 충분히 운용될 수 있기는 하지만 Mac Pro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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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Z 시리즈 840/640 vs. Apple Mac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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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Z1 G2 vs. Apple iMac 27-inch

현재 Apple의 행태를 보면 iPhone/iPad 등의 iOS 기반 스마트 기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률과 이익 역시 이에 기반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 부문에서도 맥북프로와 같은 고급형 랩탑에 전념하고 있다. 2016년 10월 말 신형 맥북프로의 출시 행사에서 기대한 Mac Pro에 관한 짧은 소식은 전혀 없었다.

앞서 Mac Pro의 단종 소식을 언급했지만 점점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워크스테이션의 특성으로 볼 때 심증은 더욱 깊어진다. 일반적인 워크스테이션의 가장 큰 사용 분야가 3D CAD, CAE 등의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Mac OS X 기반에서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의 구동이 원할하지 않다는 점에서 워크스테이션의 가장 큰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저런 수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과연 Apple이 Mac Pro든 혹은 또 다른 컴퓨터든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