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HP vs. Apple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의 만남 ?

잠깐이나마-한때-Macintosh가 워크스테이션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Jobs가 떠난 애플을 지휘하게 된 Sculley는 모든 맥킨토시 사용자들의 열망이었다. 컬러 맥킨토시 라인을 출시하게 된다. 1987년 Macintosh II는 기존 콤팩트 맥과 전혀 다른 마치 Apollo의 워크스테이션처럼 생긴 모습으로 사양과 기능에서도 워크스테이션이라 할만했다. 발매 행사 당시 국내 판매 업체는 Macintosh II의 빠른 속도로 인해 기존 Macintosh에서 즐기던 게임을 할 수 없다는 바보스러운 경고를 하기도 했다.

아직 RISC 기반의 SUN Sparcstation이나 Apollo를 인수한 HP의 9000/700 Workstation 시리즈가 등장하기 이전이으로 Apollo나 HP 그리고 SUN을 비롯한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들도 Macintosh II와 같은 Motorola 680X0 계열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었으니 워크스테이션으로 분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PC 시장에서 Macintosh II에 비교할만한 대상은 IBM의 야심찬 PS/2 시리즈의 최상위 PS/2 80 모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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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출시되기 시작한 80386 기반의 IBM PC/AT 호환 기종과 화려한 VGA 그래픽스 카드의 보급으로 Macintosh II는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후 출시되는 IIx, IIcx 그리고 IIci로 이어지지만 더 이상 워크스테이션이 아닌 고급 비즈니스 모델 정도로 평가 받는 수준이었다. 잠시 Macintosh IIfx나 Quadra 900 정도가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더 이상 Macintosh를 워크스테이션의 범주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다시금 Apple의 하이엔드 데스크탑 시스템이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겨우 지금의 Mac Pro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였다.

그리고 세상도 이미 달라졌다. Macintosh II나 Quadra 시리즈 시절의 RISC 기반 UNIX Workstation은 더 이상 시장에 존재하지 않고 있고 그 자리는 한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Intel X86 기반의 64-비트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는-예전의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으로 천대받던-시스템이 차지했다. Mac Pro도 이들 PC 워크스테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Intel Xeon CPU, 메모리, 표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다. 유일한 차이라면 Mac OS X라는 UNX 운영체제의 후계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다행히도(?) 여전히 Microsoft Windows나 Linux를 운용하는 HP나 Dell의 워크스테이션들과 차별화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RISC 워크스테이션이 주류이던 세기의 전환기 시절, PowerPC를 채용한 Powerr Macintosh로도 Apple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680x0을 버리고 PowerPC의 이전 후 잠시 동안 PC 사용자를 놀리는 듯 했으나 Intel의 Pentium III가 등장하면서 신세가 역전 되었다. 68K 혹은 PPC를 사용하든 사양 면에서 Macintosh나 Power Macintosh는 분명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불릴만 했으나 실제 성능이나 활용성 면에서는 쓸데 없이 비싼 PC 아닌 PC의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내가 보기에도 워크스테이션에 비견될 수 있는 최고의 사양으로 중저가 PC 수준이라 할 수 있는 최저의 성능을 제공하는 Apple의 저의(?)가 무엇인가 궁금할 정도였다. OS의 잦은 버전 업에도 불구하고 Macintosh가 내세운 새로운 사용자 환경은 이미 Windows 사용자에게 조차 식상한 수준이었다. 최고 사양은 Mac 조차 지친 Macintosh 사용자를 겨우 정상적인 작업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정도였다. 가격은 물론 말할 필요도 없었다. 덕분에 여전히 Apple은 돈을 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얼마의 세월이 지났을까? 2006년 앞서 언급했듯이 intel Xeon을 사용하는 Mac Pro가 등장했고, 이미 달라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분명 Mac Pro는 워크스테이션 임이 분명했다. 물론 HP나 Dell은 Mac Pro를 자신들의 경쟁 제품으로 생각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Windows나 Linux를 사용할 수 있지만 비싼 Mac Pro를 구입하여 OS X를 운용하지 않는 경우가 얼마가 될 지는 굳이 예상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Mac OS X에서는 워크스테이션 운용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3D CAD나 CAE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NX for Mac이 등장했으니 언젠가 Creo for Mac도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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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Apple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Mac Pro 모델을 공개했다. 이전 전형적인 데스크탑 스타일의 Mac Pro와는 전혀 다른 형태와 크기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분명 Apple 답게 특별한 워크스테이션을 만들어 냈다. 성능 면에서나 가격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Mac Pro의 등장은 마치 iPhone의 경우처럼 다가왔다. 투명한 모습이나 평판 형태의 iMac의 등장할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HP의 워크스테이션 페이지에도 Mac Pro가 등장했다. 물론 HP가 Mac Pro를 판매하거나 자신들의 비지니스 플랫폼을 Mac OS X로 포팅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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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HP Z 시리즈 840/820 vs. Apple Mac Pro

이 페이지에서는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이 새로운 Mac Pro에 비해 얼마나 가격대성능 비가 우월한 지와 그 효용성은 장황하게 비교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치 HP 스스로가 이전 Z800과 신형 Z820을 비교하는 식의 내용이었다. 아직 Mac Pro가 새로운 멀티코어 Xeon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이 Mac Pro에 비해 훨씬 뛰어난 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다. 어차피 같은 Intel의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르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비교는 비교이니 당연 HP의 워크스테이션이 가격대성능 면에서 우월함이 분명하다. 이 비교 대상은 HP가 Dell이나 Lenovo의 워크스테이션을 비교하는 페이지와 다르지 않지만 그러한 비교와는 차원이 다른 공을 들인 페이지 임이 분명했다. HP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은 Mac Pro에 비해 새로운 Xeon CPU를 사용할 수 있고 내장 하드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더 많은 메모리 슬롯을 제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Mac Pro는 Microsoft Windows 7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 역시 크게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크기에서 오는 당연한 장점을 내세운 HP 답지 않은 비교처럼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 덩치가 Mac Pro를 선택하려는 사용자를 HP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으로 발길을 돌리게 할 지는 의문이다.

더 황당한 비교는 HP의 Z1 G2 워크스테이션을 누구도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부르지않는 iMac 27”와 비교한 페이지에서 이어진다. 더하여 MacBook Pro와 Z Book을 비교한 페이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두 페이지는 어쩌면 지금의 워크스테이션이 가지는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HP가 얼마나 Apple에 대하여 신경쓰는 지 보여주는 증거이지 않나 싶다. HP는 지금까지 IBM은 물론 Dell에서 대해서조차 이런 식으로 비교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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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HP Z1 G2 vs. Apple iMac 27-inch

곧 Macintosh 출시 후 30년 가까이 되어 가면서 다시-자의 반 타의 반-Apple은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주류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지금 사용한 HP Z800의 후속 기종으로 Z820이 아닌 Mac Pro을 잠깐 고려하기도 했다. 어쩌면 실제 내 예상이나 기대보다 Mac Pro가 미래의 HP Workstation의 경쟁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HP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리고 세상 참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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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사이트에는 Apple의 제품과 비교 우위를 알리는 페이지가 유지되고 있다. HP는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 라인에서 Z840, Z640 그리고 Z440 모델을 출시했다. 이전 X00이나 X20 모델에 비해 성능은 물론 용량의 확장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다. 반면 Apple은 2013년 12월 새로운 형상의 Mac Pro 출시 이후 2016년 말까지도 업데이트가 없었다. 때문에 이미 구형 사양의 Mac Pro와 최신 Xeon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Z 시리즈의 최신 워크스테이션이 비교되고 있다는 것이 솔직히 어이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심각하게도-Apple이 Mac Pro를 단종시킬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이전 Mac Pro 출시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확신할 수는 없기는 하지만 너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워크스테이션의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이상 충분히 운용될 수 있기는 하지만 Mac Pro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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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Z 시리즈 840/640 vs. Apple Mac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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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HP Z1 G2 vs. Apple iMac 27-inch

현재 Apple의 행태를 보면 iPhone/iPad 등의 iOS 기반 스마트 기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률과 이익 역시 이에 기반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 부문에서도 맥북프로와 같은 고급형 랩탑에 전념하고 있다. 2016년 10월 말 신형 맥북프로의 출시 행사에서 기대한 Mac Pro에 관한 짧은 소식은 전혀 없었다.

앞서 Mac Pro의 단종 소식을 언급했지만 점점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되며 워크스테이션의 특성으로 볼 때 심증은 더욱 깊어진다. 일반적인 워크스테이션의 가장 큰 사용 분야가 3D CAD, CAE 등의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Mac OS X 기반에서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의 구동이 원할하지 않다는 점에서 워크스테이션의 가장 큰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저런 수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과연 Apple이 Mac Pro든 혹은 또 다른 컴퓨터든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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