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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8일 화요일

애플을 위한, 애플에 의한, 애플의 CPU

애플의 컴퓨터 시스템, Mac에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에 대한 소문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 사실 iPhone을 비롯한 iOS에 기반한 스마트 혹은 모바일 컴퓨터 시스템에서는 나름 애플의 칩이 채용된 지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상상과 달리 애플은 단순하게 애써 개발한 제품의 활용성 측면에서 다음 혹은 다른 제품에 이를 적용하자고 하는 순수한 시도라고 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컴퓨터 시스템을 제조하는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갖춘다는 것은 욕망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런 점에서 IBM은 그때나 지금이나 독보적인 존재임에 분명하다. IBM에 비할 바는 되지 않지만 컴퓨터 시스템의 하드웨어, 운영체제,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관리하고 애플 역시 대단한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자신들의 세계를 받쳐 줄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솔직히 일반적인 시각에서 컴퓨터 시스템을 제조하는 입장에서 굳이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보유하고 그리고 적용해야만 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은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그 욕망을 충분히 이해하고 남는다. 특히나 20대의 성공한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젊은이에게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한 욕망이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 향상이라는 목적이라면 이해를 넘어서는 기술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결정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Apple II 시리즈에서 약 10년간 유지한 MOS 6502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16-비트 환경으로 이전을 위해 WDC 65816을 채용한 적이 있다. 물론 이러한 조치는 맥킨토시에 있어 MC 680X0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PowerPC로의 이전에 비할 수는 없다. 더욱이 PowerPC에서 Intel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로의 이동은 애플로서는 반동적 혁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애플의 이러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이전과 이동이 실패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폭발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 그 결과로 애플이, 맥킨토시가 오늘날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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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한 바와 같이 1980년대 중반 애플은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고 하지만, 그 결과를 아는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Apple II의 성공에 힘업어 마이크로컴퓨터 시장에서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한 입장에서 이른바 나머지가 아닌 모두가 주시하고 있는 핵심의 영역에서 주인공이 되어 싶었다. 애플의 입장에서 SPARC나 MIPS 등과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SUN이나 DEC의 워크스테이션은 금광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끝없는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장 진입은 실패했다.

21세기 더 이상 워크스테이션과 마이크로컴퓨터의 기술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한 마이크로프로세서, 하드웨어 설계, 그리고 다르지 않은 운영체제가 사용된다. 애플의 맥 시스템만이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약간의 수고로 macOS(Mac OS X)를 일반적이 PC 사양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더욱이 X86 워크스테이션의 최강자인 HP가 자신들의 시스템을 애플의 맥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입장에서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더 이상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애플은 다시금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로의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X86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환이 PowerPC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것에 따른 것에 반해, 현재 X86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성능이나 시장 점유률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애플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만일 인텔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과 효율성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면 또 다른 PowerPC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예상 보다는 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각각의 Mac이 당분간 유지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또한 이전과 달리 이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미 적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예전과 같은 허망한 수고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단순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환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애플로서는 어떤 맥에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하여 시장의 평가를 받을 지, 예로 기존 Mac 모델에 추가될 지 혹은 새로운 Mac 모델로 등장할 지 정말 궁금하다.

결국 애플의 이번 행보는 지난 수년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패드의 성능과 역할에 컴퓨터 영역에 걸쳐지면서 애플은 본의 아니게 그리고 전에 없던 컴퓨터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애플이 끝 없이 마이크로컴퓨터 시장에서 중심에 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컴퓨터가 아닌 전화기가 그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스티브 잡스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슬프고 다른 한편으로는 만족할 지 모르겠다.

2020년 3월 21일 토요일

빠른 CPU가 언제나 빠른 컴퓨터를 만들지는 않았다 ?

일반적으로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 CPU를 사용하면 제조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른바 컴퓨터라면 비슷한 성능을 보여주어야 한다. 물론 이 말에는 여러 조건이 붙는데, 컴퓨터의 부품이나 구성품은 물론 운영체제에 따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동일한 CPU를 사용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체감 성능이 현저히 차이난다고 예상하기란 어렵다.

이런 생각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 시켜준 것은 애플의 맥, 맥킨토시였다. 놀랍게도 맥은 처음부터 채용은 모토로라의 MC68000이후 사용한 680X0 계열은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이 사용하는 CPU였다. 그런 이유는 맥킨토시 II가 처음 등장했을 때 워크스테이션으로 분류되었다. 잡스아 애플을 떠나 설립한 넥스트에서 출시한 넥스트(넥스트 큐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맥은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애칭에 걸맞는 가격과 화려함을 가득했으나 실제 성능에서는 다른 워크스테이션에 비할 수 없는 형편없는 체감 성능을 보여주었다. 물론 맥의 운영체제 Mac System이 멀티태스킹 운영체제가 아니었고, 맥 하드웨어 역시 멀티프로세싱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UNIX 운영체제를 탑재한 다른 멀티프로세싱 워크스테이션의 성능과 직접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더 허접한 Windows 3.1을 탑재한 80386/80486 PC 보다는 나은 성능을 보여주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맥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어플리케이션 보다 맥 사용자들을에게는 필요한 하지만 값비싼 성능을 제공했는 지는 몰라도-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다른 워크스테이션과 비교하지만 비교의 의미가 없었다.

모토로라가 680X0의 시대를 마감하고 IBM과 함께 PowerPC로 전환한 이후 맥은 PowerPC를 채용했고 잠시 PowerPC 기반 워크스테이션이나 Pentium 기반 PC(혹은 PC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나은 성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 영광의 시간은 무척이나 짧았다. 그리고 PowerPC G3, G4 그리고 G5에 이르는 놀라운 슈퍼컴퓨터급 CPU를 사용하면서도 언제나 돈 값 못하는 거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애플의 맥의 성능으로 일방적인 비난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 것은 정말 Intel의 X86 CPU를 채용하면서부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대는 CPU,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속도가 고정된 시기였다. 덕분에 비슷한 구조와 사양의 워크스테이션이나 PC는 SCSI 등과 같은 인터페이스 사용에 따른 입출력 속도를 제외하고 순전히 어플리케이션 운용 성능은 유사했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는 회사마다 모두 별개의 CPU를 사용했기 때문에 직접적 비교가 불가했다. 때문에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 운용성으로만 겨우 비교가 가능했다.

SUN MicroSystems가 SparcStation 출시 이후, 모토로라 680X0을 탑재한 워크스테이션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것은 맥과 넥스트 정도였다. 실제적으로 적지 않은 워크스테이션이 680X0을 채용했지만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코모도어의 Amiga나 아타리의 Atari ST가 680X0를 사용했지만 그누구도 워크스테이션로 분류하지 않았다. 맥 역시 다르지 않았지만 맥킨토시 II/IIx 이후 맥을 워크스테이션으로 분류하는 곳은 없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넥스트 마저 하드웨어 사업을 접었다.

수십년이 지난 오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을 사라지고 맥 마저 인텔 CPU를 쓰는 마당에 데스크탑 및 노트북 PC 시장에서 CPU와 관련한 논쟁은 종결된 듯 했다. 물론 인텔과 AMD 간의 싸움은 링 밖에 있는 사람들에겐 집안 싸움 정도로 보이니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ARM 기반의 컴퓨터 시스템에 관해서는 따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애플이 소문대로 ARM 기반의 애플 전용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출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평화로운 시절이 다시 왔다. CPU는 클럭 사양과 코어 수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결정되었다.

그런 와중에 놀랍게도 같은 CPU를 사용하면서도 현저하게 다른 성능을 가진 PC들이 제품으로 등장했다. CPU의 이름이나 제원에 온갖 추가적인 기능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이제 하나의 CPU는 기준 성능과 최고 성능을 가지도록 진화했고, 특히 노트북 시장의 확대는 CPU의 성능과 전력 소모량 간의 조화스러운 구성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다시 형성되기 시작했다.

HP(HPE가 아닌)와 같은 경우 워크스테이션 레벨 제품을 제외하고도 도대체 몇 개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는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모든 인텔의 CPU를 사용하고 브랜드 마다 같은 그룹의 제품을 쓰기도 하지만 성능과 기능에서 차이가 난다. 언급한 CPU의 기준 성능이 이상의 기능 발휘 사안은 온갖 화려한 용어로 포장되었다. 과거 오버드라이브의 추억을 떠올리는 오버 클럭, 터버, 터버-버스트, 하이퍼-쓰레딩 등 이름는 모두 강력한 느낌을 주는 기능을 가득하다. 더불어 그래픽스 프로세서까지 탑재되기도 한다.

이렇듯 CPU의 전원 관리를 통하여 CPU의 성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동일한 CPU를 탑재하고도 기본형, 고급형, 업무용, 게임용 그리고 워크스테이션용 다양한 노트북 모델이 갖춰진다. 기껐해야 서너개 모델 정도인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이 초라할 정도이다. 결국 노트북 PC가 대세가 된 지금 인텔의 CPU가 이러한 넓은 범위의 전력 소모량을 수용한 덕에 제조사는 하나의 CPU로 여러 종류 그리고 여러 그룹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은 혼란을 넘어 자신을 무지하게 끔 의심하는 분노로 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같은 CPU를 사용한 제품이면서 공개된 성능과 가격에서 보여주는 차이를 과연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메모리 최대 확장 용량, 외장 그래픽스 프로세서의 탑재 등으로 가격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그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는 가슴으로는 물론 머리로도 이해하기 어렵다. 마치 자동차를 구입할 때 중간 모델에 선택 사양을 더할 것인지 혹은 고급 모델 가운데 최하 사양을 선택할 건지에 대한 끔찍한 고민과 다르지 않을 정도이다. CPU의 성능이 아닌 제조사가 제시한 성능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 가격대비 성능을 체감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더욱이 노트북 PC는 이제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와도 경쟁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태블릿 PC는 기능과 전력 등 여러 문제로 ARM 기반의 CPU를 사용했지만, 놀라운 수준의 성능 개선으로 이미 사양적으로는 노트북 PC의 CPU를 앞서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애플이 ARM 기반의 독자적 CPU를 개발한 것으로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덕분에 태블릿 PC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아이패드의 종류는 맥북 종류도 많다.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다. 애플 홈 페이지에 현재 판매되는 아이폰은 5개 정도지만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델까지 보면 10여개가 넘는다. 예전에는 동일 모델에서 메모리 용량에 따라 선택하는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노트북의 수에 비춰 태블릿 수는 1/3 수준을 넘는다. 대부분은 같은 CPU를 사용하고 있다고 볼 때, CPU를 성능으로 제품을 판단하기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노트북이든 태블릿이든 혹은 스마트폰이든 100여개가 훌쩍 넘는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짙어질 것이다. 요즈음 AMD의 역습에 고민하는 인텔의 반격에서도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시 68K 맥 시절로 돌아가 누군가 내게 맥이나 애플에 대한 알려달라고 했을 때, 최고의 CPU로 최악의 컴퓨터의 만드는 곳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에도 그리 틀리지 않은 말 같다. 그럼에도 이러한 맥의 문제는 맥의 성장에는 분명 한계로 작용했을 지 몰라도 맥 다움을 유지하고 맥 시장을 지키는데는 분명 더 효과적이었음에 분명하다.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CPU를 비롯한 기계적 성능으로만 평가 했지만 맥은 일찌감치 사라졌을 수도 있다.

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함에 따라 CPU에대한 기준이 사라진다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제조사나 판매자가 분류한 그룹 내에서 가장 싼 혹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만 선택될 수 밖에 없다. 22세기에는 분명 컴퓨터 단어가 포함된 이름의 물건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2019년 9월 2일 월요일

올드맥을 위한 선택, Mac OS vs. Mac OS X

현재 올드맥이라하면 아마도 애플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전환하기 이전의 PowerPC를 탑재한 맥 모델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좀더 신세대라면 이른바 i-시리즈 마이크로프로세서이전의 X86 탑재 모델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내게 올드맥이라면 당연히 680X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68K 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든 대개 PowerPC 그리고 68K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한 맥이 올드맥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이렇듯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구분은 명확한 것에 비해 운영체제 측면에서는 다소 구분짓기가 애매할 수도 있다. Mac OS X가 출시될 즈음 애플은 PowerPC 기반의 PowerMac이었다. 저가 모델은 iMac으로 분류되었고 비즈니스 모델은 PowerMac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애플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 이른바 Core 시리즈로 이전하게 되면서 Mac OS X는 PowerPC와 X86를 모두 지원하는 운영체제로서 10.5 Leopard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다보니 어차피 올드맥으로서 PowerMac의 운영체제에 대한 선택이 고민될 수 있다. Mac OS X 10.5(혹은 10.4) 그리고 클래식 맥 OS라 불리는 Mac OS 9.X 가운데 어느 것이 나의 올드맥을 위한 선택일지. 선택의 기준으로 명확하다고 볼 수 있는데, 하드웨어 측면에서 설치 가능한 최종 버전을 원할하게 운용할 수 있는 상태로 업그레이드된 경우라면 Mac OS X를 설치해서 경험해 보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시스템 사양이 일반적 기준이라면-Mac OS 9.X 혹은 Mac OS 8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것은 한번의 경험이 아닌 일상적으로 사용해보겠다는 결심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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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반적 사양의 PowerMac G3 모델에서는 Mac OS X 10.4 Tiger를 제공로 구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CPU를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면 메모리를 최대한 확장하거나 드라이브를 SCSI 등으로 교체하는 조치로 겨우 쓸만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멀티태스킹 환경은 기대하기로 더욱 힘들고, 접속이 되더라도 인터넷 웹 서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Mac OS 9를 설치한다면 그야말로 날아다니는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Mac OS X에서 Mac OS 9.X 환경을 에물레이션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Mac OS X를 설치하고자 하는 것은 화면 구성과 인터페이스가 상대적으로 현대적이라는 측면 그리고 운영체제에 탑재된 기본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현실의 인터넷 사용 환경에 적응할 수는 없다. Mac OS X 10.4 혹은 구동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은 오늘날 요구하는 보안 수준을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미 일부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수신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이-메일 전송은 극히 힘들다. 결국 힘겹게 설치한 이후 현실적 효용성이 없는 점에 고민은 계속 되게 된다.

그리고 운용할 수 있는 최상위의 운영체제를 그나마 원할하게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입수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것인 메모리, RAM 확장이긴 하지만 그 비용을 현대적 PC 업그레이드에 투자하면서 성능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효용성을 가질 수 있다.

메모리를 비용이 들더라도 확장이 가능하지만 CPU와 그래픽스 카드 그리고 SATA 카드를 확보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SATA 카드는 호환이 가능한 몇몇 제품이 있어 비용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지만, 특정 고급 브랜드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일일이 호환성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운이 좋지 않으면 돈과 시간을 모두 낭비할 수도 있다. 운좋게 SCSI 카드를 입수했다면 조금더 상황이 나을 수도 있겠지만 100GB 전후의 대용량 SCSI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비용으로 볼때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CPU와 그래픽스 카드의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아마 PowerMac G3나 G4 수준이라면 본체 가격을 훌쩍 넘을 것이다.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 간혹 폐기된 제품에서 부품으로 확보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나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를 포함한 여러 올드맥 사용자들은 구형 PowerMac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회를 노리고 더불어 그 기회를 잡을 지 말지를 고민한다. 수년 혹은 수십년에 걸친 맥, 애플 컴퓨터 사용자의 논리적으로 표현하기 힘든-마치 의무감 같은-욕망이다.

다만 이러한 욕망이 맹목적인 경우를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애플이나 잡스에 대한 경외감으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시절의 컴퓨터를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는 젊은 친구들을 종종 본다. 그들에게 올드맥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자신의 소유에 대한 만족감인 경우가 많았다.

사실 올드맥 혹은 그 이전의 클래식 컴퓨터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제품을 오늘날 현실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같은 수준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어플리케이션 활용성은 충분할 수 있지만-절대적 기능적인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 아무리 하드웨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를 한다고 한들 제대로 할 수 있은 일은 없다. 그 자체가 의미가 있을 뿐이지 현실적 활용은 별개의 일이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