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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4일 토요일

맥을 맥 답게 사용한다는 것은.. 나름 고생 ?

애플이 Power Macintosh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CPU를 PowerPC에서 X86으로 전환한 Mac을 출시하고, 그리고 다시 ARM 기반의 독자적인 M1 기반 Apple Silicon을 탑재한 Mac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68K나 PowePC 시절과는 성능 개선을 체감하고 또한 직간접적 Windows 운용의 효용성으로 새로운 Mac 사용자가 크게 증가한다. 물론 그 증가가 엄청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Mac을-PC/Windows 진영에서 볼때-소수 혹은 일부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로 치부하기에는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오랜 맥 사용자로서 최근의 Mac이 CPU를 바꿀 때마다 느껴지는 전반적 성능 향상의 이미지는 ‘빠르다’였다. 사실이다. 아직 M1 기반 Mac을 사용해 보질 않아 모르겠지만, PowerPC 기반으로 그리고 X86으로 바뀔 때의 체감 정도 수준이라도 충분히 새로운 Mac을 선택할만한다고 본다. 현재 내 Mac Mini 2018이 별 탈없이 일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불만은 없지만, 새로운 Mac에 눈이 가는 건 사실이다.

돌이켜 볼 때, Mac이 68K든 PowerPC든 느린 CPU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실제 Mac은-상대적으로-매우 느렸다. 전체적으로 하드웨어 설계의 문제인지 운영체제의 문제인지 혹은 어쩔 수 없이 적은 사용자에 따른 어플리케이션의 문제인지 명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발매한 소프트웨어 가운데 Mac 버전이 느린 것이 많았다. Mac 환경에서 최적화 되도록 구성되거나 기능이 제대로 컴파일이 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시장이 큰 PC/Windows 버전을 출시한 후 Mac 버전에서 손해 보지 않을만하다고 판단되면, 원래 소스를 최대한 활용하여 Mac에서는 일단 구동 가능한 상태로 출시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최적화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본다. 그렇다면 아무리 빠른 CPU를 탑재하더라도 몇몇 주요 어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Mac 기반 어플리케이션은 느릴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Mac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CPU를 사용하는 UNIX 워크스테이션에서는 전혀 다른 성능을 보였다는 점에서-비록 운영체제 차이는 분명하지만-이런 상상은 그저 상상이라고만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Mac을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상 속도는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Mac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할 수 밖에 없을때 뿐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Mac 전용 어플리케이션도 결국에는 PC/Windows 버전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음 업그레이드 시기에는 Mac을 버리는 일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UNIX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가격 문제였다.

업무적 측면의 UNIX 워크스테이션 사용자나 PC/Windows 사용자가 Mac에 눈길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 이전에 기대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Mac 버전 어플리케이션 덕분이었다.

애플 실리콘 M1 CPU를 탑재한 Mac 성능에 대해 극찬이다. 그리고 다음 모델 기반으로한 제품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맥북에어나 맥미니가 아닌 아이맥은 물론 고급형 맥북프로나 맥프로에 적용할 수 있는 애플 실리콘의 등장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PC/Windows 사용자는 쉽게 Mac으로 전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원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떄문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직까지 Mac에서 CATIA도, Creo, 그리고 더 이상 NX 등의 메이저 CAD 플랫폼은 구동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CAE 플랫폼은 말할 것도 없다. 한때 간을 보던 몇몇 어플리케이션도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발을 뺐다.

2020년 4월 28일 화요일

애플을 위한, 애플에 의한, 애플의 CPU

애플의 컴퓨터 시스템, Mac에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에 대한 소문이 현실화되는 것 같다. 사실 iPhone을 비롯한 iOS에 기반한 스마트 혹은 모바일 컴퓨터 시스템에서는 나름 애플의 칩이 채용된 지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상상과 달리 애플은 단순하게 애써 개발한 제품의 활용성 측면에서 다음 혹은 다른 제품에 이를 적용하자고 하는 순수한 시도라고 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컴퓨터 시스템을 제조하는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갖춘다는 것은 욕망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런 점에서 IBM은 그때나 지금이나 독보적인 존재임에 분명하다. IBM에 비할 바는 되지 않지만 컴퓨터 시스템의 하드웨어, 운영체제,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관리하고 애플 역시 대단한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자신들의 세계를 받쳐 줄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솔직히 일반적인 시각에서 컴퓨터 시스템을 제조하는 입장에서 굳이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보유하고 그리고 적용해야만 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은 이해하기 힘들다. 다만 그 욕망을 충분히 이해하고 남는다. 특히나 20대의 성공한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젊은이에게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한 욕망이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 향상이라는 목적이라면 이해를 넘어서는 기술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결정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Apple II 시리즈에서 약 10년간 유지한 MOS 6502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16-비트 환경으로 이전을 위해 WDC 65816을 채용한 적이 있다. 물론 이러한 조치는 맥킨토시에 있어 MC 680X0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PowerPC로의 이전에 비할 수는 없다. 더욱이 PowerPC에서 Intel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로의 이동은 애플로서는 반동적 혁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애플의 이러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이전과 이동이 실패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폭발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다. 그 결과로 애플이, 맥킨토시가 오늘날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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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한 바와 같이 1980년대 중반 애플은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고 하지만, 그 결과를 아는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Apple II의 성공에 힘업어 마이크로컴퓨터 시장에서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한 입장에서 이른바 나머지가 아닌 모두가 주시하고 있는 핵심의 영역에서 주인공이 되어 싶었다. 애플의 입장에서 SPARC나 MIPS 등과 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SUN이나 DEC의 워크스테이션은 금광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끝없는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 시장 진입은 실패했다.

21세기 더 이상 워크스테이션과 마이크로컴퓨터의 기술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일한 마이크로프로세서, 하드웨어 설계, 그리고 다르지 않은 운영체제가 사용된다. 애플의 맥 시스템만이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약간의 수고로 macOS(Mac OS X)를 일반적이 PC 사양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더욱이 X86 워크스테이션의 최강자인 HP가 자신들의 시스템을 애플의 맥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입장에서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더 이상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애플은 다시금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로의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 X86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환이 PowerPC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것에 따른 것에 반해, 현재 X86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성능이나 시장 점유률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애플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만일 인텔이 X86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과 효율성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면 또 다른 PowerPC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예상 보다는 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각각의 Mac이 당분간 유지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또한 이전과 달리 이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미 적용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예전과 같은 허망한 수고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단순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환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애플로서는 어떤 맥에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하여 시장의 평가를 받을 지, 예로 기존 Mac 모델에 추가될 지 혹은 새로운 Mac 모델로 등장할 지 정말 궁금하다.

결국 애플의 이번 행보는 지난 수년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패드의 성능과 역할에 컴퓨터 영역에 걸쳐지면서 애플은 본의 아니게 그리고 전에 없던 컴퓨터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애플이 끝 없이 마이크로컴퓨터 시장에서 중심에 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컴퓨터가 아닌 전화기가 그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스티브 잡스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슬프고 다른 한편으로는 만족할 지 모르겠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