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 이어 생각해보자면, 빈티지 컴퓨터를 단순한 수집이나 오락기가 아닌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생산적 용도로 사용하여 실제적 의미와 가치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용자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있어 그런 목적 가운데 하나는 현실의 컴퓨터 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율적 운용을 위한 참고 정보나 자료 얻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이런 방법은 일정 부분 상당히 효용성 있는 학습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기술이나 환경이 달라지긴 했겠지만 사람 생각하는 거 십 수년 시간이 흘렀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적 PC로서 마이크로컴퓨터를 위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한 지 아직 50년도 되지 않았다. 그때와 차이라면 한두 가지 일만 하는 작은 소프트웨어가 대부분이었다면 오늘날은 이런저런 일을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덩치가 커졌다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더 빠르게 그리고 많이 일 하도록 해준다. 하지만 한 개인 입장에서 보자면 오랜 세월에 주는 성능과 기능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차이가 있는 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내가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가운데 몇몇은 짧게는 이삼년 전 버전이고 길게는 십년도 넘은 것도 있다(값 비싼 라이센스를 요구하는 소프트웨어로 최신 버전 전환이나 유지에 따른 비용 대비 효용성이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플랫폼 역시 그 정도 오래된 모델이었고, 또 어떤 소프트웨어는 최신 운영체제에서도 구동 되기도 했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십수 년간 수 차례 운영체제가 바뀌고 업데이트 되었음에도 무리없이 구동된다는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 단순한 구조에 기반한 완벽한 프로그래밍의 결과라고 본다.
일이 아닌 취미로 빈티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많은 이가 완벽하게 구성된 컴퓨터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 단순한 수집의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간혹 장식품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만 자신의 추억이 아닌 타인의 추억으로 수집한다는 대개 그런 식이다. 추억을 기억할 수 있다는 건 한 개인에게 있어 행운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추억에 몰입하다보면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
빈티지 컴퓨터에 대한 사용 혹은 관심의 가장 큰 효용성은 사용자에게는 현재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있어서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수도 있다. 또는 개발의 대상이나 기능 추가 등에 대한 참고 자료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게임 개발자의 경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유용한 학습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물론 모두가 원하는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빈티지 컴퓨터 사용의 효용성은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천재가 아니라면 하드웨어를 기계어나 어셈블리어로 직접 다룰 수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조금 더 학술적인 측면으로 생각해 보자면 현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발전 과정이나 해당 분야의 역사 등을 정리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본다. 물론 꽤나 오랜 시간과 노고가 필요한 일기도 하고, 대개 쉽게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계속 기록하고 정리해야 이어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랜 아쉬움이지만, 국산 PC 어플리케이션이나 스마트 폰의 앱 가운데 Quicken이나 Banktivity 같은 개인 자금 관리 혹은 회계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이다. 수 많은 앱이 있음에도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앱을 찾지 못했다. 또 다른 예로 일정 관리 및 생산적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 역시 오랫동안 충족되지 못했다. 한편으로 보자면 다양한 방식과 구성의 관리 앱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 장애가 있을 정도이다. OmniFocus나 Things 그리고 Notion 같은 훌륭한 기능의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온전히 만족할 수 없었다. 물론 소프트웨어가 내 기대 충족시켜 줄 이유는 없다. 내 기대를 충족할만한 소프트웨어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안은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하드웨어 중심의 빈티지 컴퓨터 활용이나 수집이 중심인 경우가 내 관심 외 영역이다. 결국 빈티지 컴퓨터라는 취미 영역은 관심 이상의 추억이 필요하지만, 실질적 가치를 얻기 위해 현재의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불에 대한 현실의 가치를 기대하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