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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일요일

IE,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죄가 없다 ?

많은 웹 사이트나 웹 기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사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에 대한 불만을 들은 적이 있다. 이미 퇴출된 마당에 이런저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 싶지만, 또한 기술적인 내용으로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웹 표준을 지키지 않고 독자적 환경을 고수하고 있는 덕에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만도 하지만 또한 어이가 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에 대해 표준을 지키지 않아 개발이 불편하다는 하소연을 하다니, 내가 알던 개발자들도 그런가 궁금하기도 하다.

시간을 돌이켜 1997년 8월, MacWorld Expo에서 애플은 맥킨토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를 기본 웹 브라우저로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맥킨토시에서는 물론 HP-UX와 Solaris에서도 Internet Explorer를 운용할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 사람들은 PC 환경에서 인터넷 웹 세상으로의 연결은 단연 넷스케이프의 Navigator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미 1997년말에 Internet Explorer는 Navigator를 위협할 수준 이상이었고, 1999년 즈음에 이르러서는 PC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Internet Explorer의 경쟁자는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맥킨토시에 Internet Explorer 탑재 소식은-그것도 많은 애플 사용자들이 존경해마지않는 스티브 잡스에 의해 발표되었다는 점에-충격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이미 Windows 환경에서 Internet Explorer의 성공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제 Mac를 비롯한 다른 시스템에서도 Navigator를 대체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이미 Windows 환경에서는 Internet Explorer 4.0 이후 대세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른바 인터넷 광풍의 시기 사실상 표준 환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시기에 편승한 많은 개발자들은 화려하고 강력하고 그리고 편리한 기능을 구현을 위해 Windows와 Internet Explorer에서 ActiveX 기반으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맥킨토시 그리고 업무적으로 UNIX 환경에서 Navigator 웹 브라우저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ActiveX 기반 웹 사이트나 웹 어플리케이션은-심지어 이들 운영체제로 개발된 Internet Explorer를 사용하더라도-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가능한 웹 표준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을 권장했지만 내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맥킨토시나 UNIX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렇게 편리한 개발 방법이 있는데 뭐하러 힘들게 표준을 준수해서 만들어야 하느냐는 의문과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 시절을 지나 이제 많은 웹 개발자들이 Internet Explorer의 표준 지원 문제를 탓하는 말을 들으니 웃음이 절로 난다. Internet Explorer는 애초 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다고 본다. 처음부터 표준을 애써 준수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표준을 거부하고 Internet Explorer를 선택한 것은 개발자들이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Internet Explorer를 포기하고 새로운 Edge 웹 브라우저를 선보였다고 다시 Chromium 기반 Edge를 선보였다. 처음에는 역시나 부정적 반응이 많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름 덕인가 오히려 구글을 Chrome 보다 더 낫다는 반응도 있다. 원래 세상이란 돌고 도는 것인 듯..?

PS. 본의 아니게 Internet Explorer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한 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Internet Explorer가 많은 개발자들에게 선택 받은 이유는 Navigator 역시 시장을 선두 자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채워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굳이 이 포스팅에서 그런 사항을 적을 필요는 없지만, 개발자들이 무턱대고 단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이유만으로 Internet Explorer를 선택했다고 보는 것은 일방적인 부정적 시각이라는 것은 솔직히 인정한다. 모두나 언제나 시장 선두로 나서고 싶어 하지만 그 선두를 지키는 것은 결론적으로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여럿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느냐 나쁜 기억을 남기느냐의 차이일뿐인데.. 그럼 돌이켜 보면 내게 추억으로 남은 좋은 기억은 무엇이 있나?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