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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다시금 숨었던 1-인치의 추억, 애플 맥북프로 16-인치 모델

의아함을 품은 사용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애플의 랩탑, 즉 노트북 모델에 왜 13-인치가 있는지 궁금해 한 적이.. 대개 주요 컴퓨터 기업들의 노트북 모델은 전통적으로 14-인치나 15-인치이고 간혹 17-인치 모델을 출시했었다. 반면 애플은 맥북프로 라인을 발매하면서 13-인치, 15-인치 그리고 17-인치 모델을 출시했었다. 일단 15-인치과 17-인치는 흔히 있는 모델의 크기라고 볼 때, 왜 유독 애플만 13-인치 모델이었는지.

물론 오늘날 수 많은 노트북 제품일 출시되는 상황에서 13-인치 노트북은 애플만의 특징은 아니다. 애플은 13-인치 이후 맥북에어 라인에서 11-인치 모델을 발매했고, 얼마전까지는 뉴맥북 라인에서 12-인치 모델로 발매했다. 다른 노트북 제조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에서 13-인치 모델은 여러 다양한 제품 라인 가운데 그저 하나의 모델이었던 것에 비해 애플은 15-인치 모델과 더불어 13-인치 모델이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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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애플이 이번에 16-인치 맥북프로 모델을 발매했다. 그러면서 아예 15-인치 맥북프로 모델을 단종시켰다. 이제 애플의 노트북 라인은 13-인치 맥북프로와 맥북에어 그리고 16-인치 맥북프로로 13-인치와 16-인치만이 남았다. 20세기 애플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13과 16이라는 모니터 사이즈가 주는 추억을 느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사실 13 그리고 16이라는 숫자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주요한 것은 14가 아닌 13 그리고 15나 17이 아닌 16이라는 점이다.

애플이 처음으로 컬러 맥킨토시를 출시할 때 Macintosh II와 함께 출시된 모니터는 두가지였다. 13-인치 컬러 RGB 모니터와 12-인치 모노크롬 모니터였다. 당시 애플을 제외한 모든 데스크탑 컴퓨터에는 14-인치 컬러 모니터가 표준이었다. 굳이 표준이었다기 보다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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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데스크탑 컴퓨터에서 15-인치와 17-인치가 표준으로 자리를 잡을 즈음 애플은 느닷없이 16-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모델를 발매하기도 했다. 그때 왜 다시 17-인치가 아닌 16-인치인가 의아스러웠다. 당시에는 14-인치와 21-인치 모델이 함께 발매 되었으니 더욱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다른 회사에서 16-인치 모니터를 발매한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실제 보이는 영역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모델명으로서의 수치는 정말~ 이상했다. 일반적으로 작은 값을 일부러 크게 부풀려 표기하는 것인 컴퓨터 업계의 공통적 도의라고 볼 때, 애플의 이러한 의도적 자해성 제품 이름 표기는 역사적으로 드문 행태가 아닌가 싶었다.

애플의 모니터 모델 가운데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Macintosh IIcx와 함께 선보인 15-inch 포트레이트 디스플레이(portrait display)인데.. 이건 그냥 언급하지 않는 것이 나을 듯 싶다. 그 오묘함이야 말해 무엇할 것인가마는 실물로 보니 정말 당혹스러웠다. 물론 생각보다는 멋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15-인치 모니터 보다 작으면서 15-인치 보다 훨씬 비쌌다. 그리고 전용 그래픽스 카드도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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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모니터의 크기로 이야기하자면 결국 초기 Macintosh의 9-인치 흑백 CRT 모니터나 Lisa의 12-인치 모니터까지 이어지겠지만, 표기 상의 문제로 따질 대상은 아니고 또 거기까진 너무 나가는 것 같아 일단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자 한다.

다시 21세기로 돌아와 애플의 새로운 16-인치 맥북프로 모델은 앞서 언급한 20세기의 수치적 의아함과는 무관하다고 본다. 오히려 15-인치 모델이 가진 시각적 제약을 극복한 모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크기로 봐도 가로 세로 각 5 cm 정도 확장되었다고 하니 사실상 17-인치 모델의 최대 최소판이라고도 보인다. 판매 가격으로 보더라도 이전 15-인치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성능은 개선 되었음에도-완전히 16-인치로서 상위 맥북프로 라인이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수 많은 애플 제품의 추종자는 물론 일반 사용자들도 16 이라는 신비한(!) 숫자가 주는 느낌에 빠져 새로운 애플 제품의 사용자로 전락하지 않을까 싶고, 이후 HP나 Dell에서도 새로운 16-인치 노트북 모델이 출시될 것이 분명할 것 같다. 어쩌면 17-인치 노트북 혹은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 주었다 수치적 크기의 중압감이 16-인치라는, 숨었던 1-인치로 잠자고 있던 시장을 다시 깨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