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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0일 일요일

새술을 위한 헌부대... Mac OS X를 위한 추억의 워드프로세서 #1

예전 구형 컴퓨터 시스템의 가장 현대적(그리고 현실적) 활용을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이라고 주장 했었다. 하지만 오래된 시스템이다보니 시스템 사양이나 성능에 적합한 워드프로세서가 아닌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글을 씀에 있어 어느 순간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 머리 속에 떠 올랐을 때 즉각적으로 화면에 나타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반전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엔지니어링 분야의 글을 쓰는 입장에서 특정 문제의 해결에 관한 글을 적을 때 머리와 손 그리고 눈의 속도의 동기화되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점에서 구형 시스템이든 신형 시스템이든 키보드 입력 성능도 매우 주요할 수 있다.

우선 구형 맥 시스템(맥킨토시, 파워맥킨토시 그리고 맥을 통칭)에서 워드프로세서를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을 먼저 적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선택한 어플리케이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스템에서 설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운영체제와 최고 수준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확장이 필요하다.

특히 구형일수록 최고 사양 확장에 대한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 예로 현재 시스템에서 지원되는 운영체제가 Mac OS X 10.4 버전이라고 할 때, Mac OS X 10.4는 PowerPC와 X86을 모두 지원하지만, 아이맥의 범위에 비춰보자면 1998년 출시된 iMac G3에서 2007년 출시된 iMac Aluminum 모델까지 걸쳐 있다. 때문에 같은 Mac OS X 10.4라고 하더라도 10년 범위 내 어떤 시스템을 쓰느냐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의 체감 성능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럼으로 어플리케이션 버전의 선택은 현재 운영체제에서 지원하는 최고 버전이 아니라, 사용하고자 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지원하는 구형 운영체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심하게 말하자면 구형 시스템의 운명은 어플리케이션이 결정하는 것이지 운영체제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운영체제의 기능 역시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구형 운영체제이고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하면 운영체제간 차이는 상대적으로 주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PowerPC 기반 구형 맥이라면 실제적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 PowerPC를 지원하는 Mac OS X 버전이 10.5까지이고, Mac OS X가 쓸만한 운영체제가 된 버전은 10.3부터라고 볼때 선택은 10.3, 10.4, 그리고 10.5 정도이다. 특히 10.5 버전을 운용하려면 G5 수준 정도는 되어야 하니, G3나 G4라면 10.4 버전이 거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구형 시스템에 대한 하드웨어 확장은 물론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을 최고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은 레트로 매니아의 미덕이 아닐 수 없겠으나 현실적 활용을 생각하자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운영체제가 겨우 구동되는 환경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원할하게 구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며 학대이다.

그리고 워드프로세서 버전은 선택은 일단 워드프로세서 자체가 결정된 이후의 일이기도 하고, 워드프로세서 선택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Mac OS X 10.4 수준에서 운용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라면 Microsoft Word, Nisus Writer, Scrivener 등 선택의 여지는 꽤 많다. 하지만 구형 시스템에서 최신 시스템 만큼이나 원할한 사용성과 생산성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선택은 쉽지 않다. 이 선택의 워드프로세서가 제공하는 기능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입력이나 수정에 관련한 기능적 속도와 편의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누구나 가장 궁금해 할 것은 어떤 워드프로세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것인가이지 않나 싶다. 일단 라이센스를 보유한 경우가 가장 무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음만 먹으면 이미 한참이나 기억에서 사라진 어플리케이션의 라이센스 코드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라이센스가 있는 워드프로세서는 Microsoft Office, Nisis Writer 그리고 Scrivener이다. 라이센스 구입 관련 해서 박스나 이-메일 메시지는 남아 있지 않지만, 운좋게 파일 속에 적어 놓은 코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속도면에서 워드프로세서가 가닌 텍스트 에디터 즉 편집기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메모나 코딩이 아닌 글을 쓰기 위한 용도라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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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 어플리케이션 선택에서 유의해야 할사안은 파일 호환성 여부이다. 타자기처럼 직접 프린터를 통하여 출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면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파일 단위로 이후 작업에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경우에 따라 파일 포맷에 대한 호환성이 주요할 수 있다. 또한 더불어 구형 시스템과 일상 시스템에서 함께 다뤄져야 할 경우도 있다면 파일 포맷 호환성은 매우 주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보자면 네트워크 혹은 USB 메모리 등으로 파일 교환이 가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플로피 디스크 등의 물리적 미디어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2021년 5월 18일 화요일

DOS 머신이란 ?

당연히 포스팅 제목에 언급한 DOS는 MS-DOS를 지칭한다. MS-DOS 환경에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에 한정한다고 할 때 약간 곤혹스러운 것이 운영체제로서 Windows 3.X에 관한 것이다. 물론 Windows 95 역시 MS-DOS 기반이지 않나라고 할 수 있지만, 최소한 설치를 MS-DOS 도움 없이 할 수도 있으니, MS-DOS 기반이라기 보다는 MS-DOS 공존이라는 우스운 표현으로서 Windows 3.X와 구분해주고자 한다.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의 범위는 애플의 Mac을 제외한 오늘날 우리 주변의 모든 PC라고 할 수 있다. 사실 Mac 역시 X86 기반으로 전환한 이후 DOS가 직접적으로 설치될 지도 모르겠다.

일단 운영체제로서 DOS를 사용하는 PC, 즉 DOS 머신이 되기 위해서는-일단 Windows 3.X의 도움 없이-기능적 측면에서 DOS 환경에서 그래픽스, 사운드 그리고 네트워크 요소가 구현되어야 한다. 만일 운좋게 이러한 기능에 대한 산업 표준적인 확장 카드를 탑재하고 있다면 표준적 사양에서의 운용을 별 무리없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보급형 확장 카드를 사용한다면 그래픽스의 VGA 모드를 제외하고 고해상도 컬러 그래픽스, 사운드 출력 그리고 네트워크 연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운좋게 제조사의 드라이버를 구할 수 있다면 모를까 운영체제에서 직접 지원되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행운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굳이 DOS 기반에서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치 않거나 혹은 TCP/IP 지원으로 인터넷에 연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인터넷 연결에 따른 보안 문제를 생각해보면 일부러 오프라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사운드 기능 역시 게임이나 음악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역시 별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의외로 DOS 머신의 구현을 크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DOS 환경에서 사용할 디스크 장치나 USB 장치의 드라이버가 필요한 경우 실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DOS 머신을 구축한다고 하면 대개 게임 머신이다. 이른바 레트로 게임 머신이다. 물론 가상 환경이나 에물레이터를 이용하여 클래식 게임을 즐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름 분위기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역시 DOS 머신이 제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게임이 얼마나 흥미와 감흥을 줄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신기한 느낌으로 접근하겠지만 조잡하고 단조로운 화면과 사운드 그리고 제한된 인터페이스에 곧 실망하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 아닌 비즈니스 용도나 다른 업무 용도로 DOS 머신을 사용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늘날의 멀티 태스킹이 아닌 싱글 태스킹 환경에서 의외로 생산성 높은 작업이 가능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Lotus의 1-2-3나 Symphony 그리고 WordPerfet의 빠른 응답성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감흥을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한글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한/글 등 몇몇 프로그램으로 선택이 제한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데이터 포맷을 오늘날 대부분의 스프레드시트나 워드프로레서 프로그램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에서 그 현실적 활용 가치가 여전할 수 있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그리고 뜬금 없지만 결론적으로 DOS 머신으로 레트로 컴퓨터를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빈티지, 레트로, 그리고 클래식 컴퓨터 V2.2

언제부터 철 지난 컴퓨터 및 관련 시스템(특히 게임기) 등이 취미 혹은 투자를 위한 수집 대상이 되면서 현대적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 빈티지, 레트로 혹은 클래식 등의 과거를 지칭하는 용어가 붙여지고 있다. 이러한 용어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구식 혹은 구형를 지칭하는 용어에 비해 뭔가 더 가치있는 시선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컴퓨터 특히 PC로서 마이크로컴퓨터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탓에 용어가 주는 가치를 판단하기 모호한다. 더욱이 레트로나 빈티지 등 사용되는 용어가 주는 시간적 순위 역시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일단 빈티지 컴퓨터 혹은 레트로 컴퓨터라는 용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의미나 가치가 가지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PC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아직 다른 다른 수집 대상에 비해 관심의 수준이 크지 않다보니 보편적 기준의 잣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일상적 용어인 오래된(old) 혹은 구형(obsolete) 등이 더 의미 전달에 용이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물리적 대상의 지난 시간에 대한 의미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반해 클래식 컴퓨터는 빈티지 혹은 레트로 컴퓨터에 비해 시간적 기준 보다는 좀더 기술적, 기능적 시각에서 역사적 의미나 가치를 줄 수 있는 대상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즉 마이크로컴퓨터 역사에 실제 등장하여 사용자나 비평가에 의해 평가된 제품이자 상품이다. 결국 역사에 기록된 수 많은 컴퓨터라 하더라도, 실제 사용 평가이나 판매 실적이 없다면 클래식 컴퓨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본다.

클래식 컴퓨터라면 출시 후 오랜 시간이 지남과 함께 기술 발전에 있어 나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특정 컴퓨터나 컴퓨터 제조사의 특정 제품 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빈티지나 레트로 컴퓨터라고 한다면 클래식 컴퓨터에 비해 좀더 일반화된 범위에서 시대적, 사회적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수 많은 Apple II 복제품이나 IBM-PC 호환기종 가운데 하나를 클래식 컴퓨터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출시 시기를 기준으로 빈티지 혹은 레트로 컴퓨터라고 분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구분은 적은 바와 같이 마이크로컴퓨터, 즉 1970년대 후반 이후 등장한 PC(개인용 컴퓨터)에 한정한 사안이다. 좀더 확장한다면 UNX 기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서버 그리고 PC 워크스테이션/서버 정도까지를 범위로 볼 수 있다. 그 이전 세대의 메인프레임이나 미니-컴퓨터는 개인적 운용이나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떤 표현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더라도 현실적, 직접적 수집의 대상이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더 깊은 관심의 대상으로 가치는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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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중반 현대적 디지털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1970년대 중반 마이크로컴퓨터 등장 그리고 1980년대 마이크로컴퓨터 혁명 시대를 지나 21세기에 들어 오늘날 PC는 업무는 물론 일상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웨어러블 컴퓨터 등은 이미 책상 위 PC 역할을 우리 손과 몸에서 구현하도록 해주고 있다. 덕분에 과거 책상 위에 놓여졌던 데스크탑 컴퓨터 혹은 노트북 컴퓨터는 점차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있고, 어느덧 오랜 추억의 수집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21세기 PC 기반의 컴퓨터 환경은 일부 메인프레임과 UNIX 서버를 제외한 모든 영역을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반세기 동안 PC는 그 기본 구조와 구성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큰 발전을 이뤘지만 그 옛날에 비해 더 빠르고, 더 많은 그리고 더 다양한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을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 변화의 정도는 최근에 가까울 수록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40년전과 30년전 시스템의 성능 비교에 비해 10년전과 오늘날 시스템 성능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적었듯 최근 이러한 철 지난 PC를 포함한 구형 컴퓨터도 새로운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서 수집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게임을 위한 용도에 국한해 보자면 그 거래 시장의 규모도 제법 눈여결볼만하고 거래도 꽤나 활발하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관심은 대개-마이크로프로케서를 사용한-전용 게임기 혹은 PC 임에도 결국 게임기로서 취급받던 일부 컴퓨터에 한정되다보니, 구형(올드) 컴퓨터의 가치에 큰 폐를 끼치지는 않고 있다. 물론 게임 역시 컴퓨터 기술 발전의 역사적 의미 못지 않게 나름의 가치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더면 포스팅 시작에 언급했듯 올드 컴퓨터의 구분을 PC 범위에 한정하여 적용한다면 어떤 식으로 나눌 수 있을까 ? 빈티지나 레트로 두 용어에 비춰 보자면 국내에서는 레트로라는 용어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빈티지라는 용어가 패션이나 가구 등 한정된 범위에서 너무 일상적으로 사용된 덕분일 수도 있다. 모두 외래어인 두 용어 간 비교에서 볼때, 빈티지 보다는 레트로가 컴퓨터에 더 적합해 보이기는 느낌도 있다. 다른 문화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반면 클래식 컴퓨터는 매우 제한적 범위 내에서 특정 컴퓨터 모델이나 특정 제조사 제품에 한정되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애플 컴퓨터의 제품이 대표적인 클래식 컴퓨터로 인정받고 있다. HP나 DEC 등 다른 제조사의 컴퓨터 역시 같은 평가를 받는다고 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심 정도가 워낙 미약하다보니 따로 언급할 수준이 아니다. 애플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그나마 SGI나 SUN 제품이 클래식 컴퓨터로서 어느 정도 수집 대상으로 인기가 있는 정도이나, PC에 비해 국내 보급된 절대적 수량이 적기 때문에 충분한 관심과 교류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국내에 비해 매우 활발하지만 UNIX 워크스테이션/서버 시스템의 절대적 보급량이 애플 컴퓨터나 IBM 등 PC 수준의 제품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비율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컴퓨터 시스템은 자동차 등 견줄만한 다른 수집 대상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의 구분이 명확하다.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의 실제적 구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물리적 상태의 폐기된 경우와 다를 바 없다. 설치 혹은 저장을 위한 미디어가 없거나 주변기기가 없는 경우도 결과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올드 컴퓨터에 관심 역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되기도 하고, 다른 영역에 완전 무관심하기도 한다. 예로 클래식 컴퓨터의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 사용에 관심이 있다면 굳이 어렵게 하드웨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없는 에물레이터나 가상 머신을 이용하면 손쉽게 원하는 환경의 구축이 가능하다. 반대의 경우도 유사하지만, 더 많은 애정과 노력 그리고 비용 더하여 공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더 높은 수준의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예로 클래식 컴퓨터의 외형 디자인이나 구성에 관심이 높아 실제적 작동 여부를 크게 주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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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나 수집이 자동차 등 다른 수집 대상과 다른 점은 현실적 사용의 효용성이다. 즉 수십년된 자동차라 하더라도 구동이 가능하다면 오늘날 일상의 운용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소간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실질적 사용이 가능하다(환경이나 법규 문제가 별개로 생각하자). 반면 수십년 아니 수년 지난 컴퓨터를 오늘날 사용한다는 것은 제법 끈기를 요구한다. 엔지니어링 영역이나 혹은 게임 등에서 수년간 기술적 향상의 차이는 실제적으로 상당한 처리 시간의 차이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운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컴퓨터 시스템의 속도, 용량 그리고 기능의 한계가 소프트웨어 운용의 요구 사항을 지원하지 못하면 도입 당시 성능이나 비용과 무관하게 상대적 혹은 심리적 구형 모델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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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앞에 놓여진 구형 컴퓨터 시스템에 대해 어떤 경쟁적 상황도 인식 시키지 않는다면 사용 자체에 의미와 가치를 둔다면 클래식 컵퓨터가 될 수 있다. 예로 일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고, 드러나지 않아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금전관리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름의 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도로를 달리는 정말 오래된 이른바 클래식 카를 볼 기회가 있다. 그런 자동차에게 클래식 카라는 표현은 정말 잘 어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컴퓨터는 자동차처럼 외부의 시선을 받을 수 없다. 노트북 컴퓨터 조차 그 무게로 인해 외부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PC가 8-비트,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면 올드 컴퓨터가 분명하다. 간혹 초기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 더하여 출시 시기가 거의 20년 짧게는 10년 넘어 지났다면 올드 컴퓨터로 분류될 수 있다. 그리고 실질적 운용이 가능하다면 마침내 클래식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발사가 한정되어 있거나 제품이 특정된 경우는 매우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1981년 IBM-PC 출시 이후 등장한 수 많은 IBM-PC 호환기종의 경우에는 다소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오랜 시기, 수 많은 변종으로 인해 특정 요소나 기능을 규정하기 쉽지 않다. 기능적으로 40년전 PC-DOS(MS-DOS) 운영체제도 오늘날 최신 시스템에서 구동이 가능할 수 있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설치 미디어를 운용하기 어려워 시도가 쉽지 않지만, 이러한 상황을 대체하는 방법은 언제나 개발되어 왔다.

여전히 주류 PC 시장은 인텔 X86(혹은 AMD X64)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등장한 첫 제품이 출시된 이후 기본 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동일 CPU에 기반하면서도 다양한 하드웨어 구조와 구성의 호환 제품이 확산되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호환제품은 표현 그대로 호환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체 PC 시장에 대응해 온 애플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8-비트 6502 마이크로프로세서, 16-비트 68000, 32-비트 680X0 마이크로프로세서 그리고 PowerPC, 이어서 X86 마침내 ARM 기반 Apple Silicon으로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CPU 대응이 명확함에 따라 시기적 구분 역시 명확하여 올드 맥/맥킨토시 등으로 구분이 용이하다. 예로 인텔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하기 이전 애플 컴퓨터를 올드 애플/맥 그리고 클래식 맥 등으로 구분함에 이견이 거의 없다.

X86 기반 PC 영역에서는 보다 다양한 기준으로 올드 PC 혹은 클래식 PC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누구나 수긍할만한 대략적 기준을 정해질 수 있다. 예로 CPU가 80486 정도라면 올드 PC라고 부름에 이견을 없을 것이다. 더 넓게 보자면 Pentium 4 이하 정도에서도 큰 무리는 없다. 운영체제 측면에서 보자면 Windows XP 이상을 지원하지 못하는 PC라면 같은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지원 운영체제가 Windows NT 4 수준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다만 하드웨어에 비해 시스템의 실제 운용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지원 여부를 떠나-일괄적 규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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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준에서 X86 PC 영역의 하드웨어에서 몇 가지 세부적 기능 요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PC에 탑재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즉 CPU가 64-비트라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UNIX 워크스테이션/서버 영역에서는 다르다). 하지만 32-비트 경우라면 다소 모호해진다. 그런 경우 이른바 멀티-코어(혹은 하이퍼-쓰레딩) 관련 기능 지원 여부로 구분한다면 좀더 명확해질 수 있다. 시간적으로 보자면 대략 21세기가 시작된 2000년 전후 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장 장치 인터페이스

PC 진영에서 내부 저장 장치 연결에는 오랜 시절 IDE/E-IDE 인터페이스가 사용되었다. UNIX 워크스테이션/서버나 애플 맥킨토시에서는 값 비싼 SCSI 장치를 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모든 PC(워크스테이션과 서버 포함)는 SATA(혹은 SAS) 인터페이스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점차 PCIe로 전환되고 있다. 외부 저장 장치의 경우도 과거 SCSI는 고속 USB와 Thunderbolt로 대체 되었다. 만일 내외부 저장 장치가 IDE/EIDE나 SCSI 인터페이스로 연결된다면 역시 올드 컴퓨터로 분류할 수 있다.

확장 슬롯

PC 내부의 확장 슬롯도 올드 컴퓨터 구분을 위한 기준으로 명확하게 잡을 수 있다. ISA/EISA 이후 PCI가 표준으로 등장했다. 이후 그래픽스 카드 운용을 전용 AGP 확장 슬롯이 등장하고 AGP/PCI 조합이 지속되었다. 최근에는 PCIe(PCI-Express)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발전하고 있다. 다만, PCI 확장 슬롯은 PCIe 시대에 들어서도 상당 기간 함께 유지되었다. 그래서 그래픽스 카드 슬롯이 AGP 이하라면 올드 컴퓨터로 분류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언급한 세 경우에 모두 부합된다면 전체적으로 올드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름 브랜드 네임을 가진 제조사 제품이라면 클래식 PC라고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크든 작든 어떤 경우라도 실제적인 사용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올드 컴퓨터를 클래식 컴퓨터라고 부를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