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외부 장치 인터페이스로 썬더볼트를 채용한 이후 외장 그래픽 카드 혹은 장치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맥이든 PC든 일반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 입장에서 Mac의 외장 그래픽 장치는 낯설거나 혹은 이상한 방식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Mac이나 PC가 오늘날의 주류로 등장하기 이전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했던 경우라면 외장 그래픽 장치는 생소한 것은 아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덕에 실제로 사용한 경우는 적더라도 바램내지는 기대로 그 존재와 기능을 알고는 있었다. 나 역시 실제로 외장 그래픽 장치를 사용해 볼 기회는 없었다. 그 당시에도 가장 비싼 옵션 파트였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모든 그래픽 장치는 그래픽 카드 형태로 대체되어 대부분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1991년 내가 처음으로 HP 9000/720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720의 그래픽 카드는 흑백/그레이스케일 용도의 GRX, 엔트리 컬러 그래픽스 카드인 CRX 그리고 3차원 그래픽스 가속을 위한 CRX-24, CRX-24Z 끝으로 최고가의 CRX-48Z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대의 모니터를 운용하기 위한 Dual-CRX도 있었으며 700 모델 이전에 출시되었던 PVRX(PersonalVRX)나 TVRX(TurroVRX) 장치도 있었다. PVRX나 TVRX는 700 워크스테이션이 아닌 하위 기종인 300/400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외장 그래픽 유닛이었지만 700 워크스테이션도 운용이 가능했다.
CRX 그래픽 카드 시리즈 뒤에 Z가 붙은 것은 Z-Buffer를 의미한다. CRX-24에서 옵션 Z-Buffer를 장착하면 CRX-24Z와 물리적으로 동일하게 된다. CRX-24Z가 CRX-24에 Z-Buffer 카드가 장착된 형태였다. 내가 사용한 것은 처음에는 CRX였으며 이후 CRX-24로 교체했고 나중에 Z-Buffer를 추가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전히 최고 사양의 CRX-48Z는 꿈이었다.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사이트에 있는 HP 9000 735에 대한 여러 사진을 볼 수 있다.
CRX-48Z는 위 사진에서처럼 거의 본체 수준의 외장 그래픽 유닛이다. 본체와는 별도의 인터페이스(LGB)로 연결되고 모니터는 외장 그래픽 유닛에 연결된다. 기억하건데 CRX-48Z 가격이면 기본 사양의 본체 두 대는 살 수 있었지 않나 싶다. 사진의 워크스테이션은 HP 9000 735인데 720이나 730의 후속 개량형으로 하드웨어 구성은 동일하다. 720이나 735에선 운용하기에는 상당히 어색한 모습이지만 750이나 755에 옆에 나란히 장착하면 엄청나게 럭셔리하게 보인다.
사진에서 오른쪽에 있는 것은 CRX-48Z 그래픽 유닛이 아닌 본체의 일부로 확장 슬롯을 장착하기 부분이다. 내장 그래픽 카드는 왼쪽 본체 위의 전용 슬롯에 장착된다.
이 지음 HP 9000 700 모델 워크스테이션은 최고의 그래픽 카드는 Evans & Sutherland로 부터 OEM으로 공급받아 제공된 Freedom 외장 그래픽 유닛이었다. 그 크기는 오늘날 작은 냉장고만하다고 할 수 있다. 역시나 실물은 본적은 없지만, 실물은 커녕 사진으로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모르겠다.
물론 오늘날 Mac에서 외장 그래픽 카드가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썬더볼트 인터페이스의 놀라운 성능 때문이지만 1990년대 외장 그래픽 유닛은 필요한 3차원 모델링 기능을 제공하기에는 워크스테이션의 하드웨어 크기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 비하면 보드 설계나 제작 기술에 있어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