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5일 토요일

이제 다시 맥미니는 아이맥이 부럽지 않다.

이제 아이맥에서 내부 저장장치 확장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아이맥 27-인치 2020 모델은 X86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마지막 모델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플래시 저장 장치(SSD)가 마더보드에 내장되어 버렸다. 맥미니 사용자로서 아이맥이 부러운 두 가지, 즉 메모리 확장의 용이성과 내부 저장 장치의 교체 가운데 하나가 사라졌다. 물론 지금까지도 현실적으로 아이맥의 하드 디스크나 SSD 확장은-모니터 패널을 뜯어야 하는 관계로-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되고 안되고의 차이에서 된다는 것 자체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애플 실리콘 기반의 아이맥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니, 곧 메모리도 맥북프로나 맥북에어 마냥 마더보드에 숨어버릴 가능성이 크지 않나 싶다. 새로 아이맥을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렇더라도 아이맥 27-인치 2020의 놀라운 성능에 극찬하는 리뷰가 많다. 마지막 X86 기반 아이맥이라는 상징성에서도 더욱 그런 찬사가 있는 것 같다. 만일 애플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맥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아이맥 27-인치 2020은 애플의 또 다른 카드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것 같다.

1년 전, 약 10년간 사용한 맥북프로 2010/2011 모델을 대체하기 위한 새 맥을 아이맥으로 할지 맥미니로 할지 고민에 빠졌었다. 대략 200~250만원 사이에서 결정하고자 했고, 결국 모니터와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가 있다는 이유로 맥미니를 결정했다. 물론 HDMI/DVI 어댑터, 썬더볼트/USB-C 어댑터, 그리고 썬더볼트3/2 어댑터 등이 따라왔으니 가격은 결코 미니 수준이 아니었다. 어이없는 건 맥미니를 구입하고서도 업무상 맥북프로 2019 13-인치를 추가 구입해야 했다.

지난 일년간 맥미니에 대한 만족감은 최고였다. 그래픽스 프로세서의 역할이 과한 업무가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Intel UHD 630의 성능이 왠만한 3D 그래픽스 처리에도 큰 무리가 없는 덕분이다. 물론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의 그래픽스 성능은 확인할 수가 없다. 유일한 문제는 맥미니의 문제는 아니고 사용하는 HP 모니터가 맥미니의 출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부팅시 연결을 한번 끊었다가 연결해주어야 하는 무식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 애플 제품 못지 않은 HP 제품에 대한 애정덕에 모니터를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애플이 맥북프로/맥북에어 그리고 맥미니에 이어 아이맥에서도 저장장치를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마도 썬더볼트에 대한 기대와 의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애플이 2010년 이후 모든 맥 기종에 썬더볼트가 내장되었다. 썬더볼트는 이전 파이어와이어 400/800 그리고 미니 디스플레이어 포트를 함께 대체할 수 있었지만, 저장 장치의 어마무시한 가격과 USB 3.0 연결을 위한 썬더볼트 허브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결국 모니터 포트로서의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내장 하드 디스크를 확장하거나 SSD로 대체하기가 용이했으니 애플이 기대한 썬더볼트를 이용한 외부 저장장치를 활용할 필요가 없었다. 대용량의 하드 디스크를 연결한 썬더볼트그리고 썬더볼트 2 보다는 적용 용량이라도 SSD가 가격대비 성능에 훨씬 효용성이 있었다. 그리고 SSD의 가격대비 용량을 급속히 확장되면서 썬더볼트는 외장 모니터 포트 외 다른 기능은 일부 사용자의 몫일 뿐이었다.

5b9YZiF.png

썬더볼트 3는 이전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USB 3.1과 동일한 USB-C 포트를 사용한다. 썬더볼트를 연결하면 썬더볼트로 USB를 연결하면 USB로 작동한다. 모니터 역시 썬더볼트/USB 3.1 방식의 USB-C 포트 지원이 일상화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맥에 썬더볼트 3와 함께-변환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USB 3.1 포트도 탑재하고 있다.

tr5efvH.png

나 역시 맥미니의 썬더볼트 3 지원 저장 장치를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어댑터를 이용하여 USB 3.0 하드 디스크를 3 개를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다. 운영체제나 주요 어플리케이션 운용이 아닌 파일 저장과 백업 용도이니 하드 디스크로 충분하다. 맥미니의 SSD 용량이 512GB이니 현재로서 부족하지 않을뿐더로 필요시 썬더볼트 3 외장 SSD를 연결할 계획이다. 최근 썬더볼트 3 SSD의 가격이 거의 급락 수준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