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30일 수요일

사기의 먹이는 욕심과 무지

중고 거래는 물론 새 제품 구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이-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 대개 어느 정도 예상하는 구입 비용을 있다. 하지만 대상 제품이 그 예상 비용에 비춰 터무니 없이 낮다면, 뭔가 정상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사안이 판매자나 제조사가 말하는 성능이나 사양과 내가 이해하는 내용의 차이로 인한 오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다는 그것은 바로 정상적 가격 보다는 낮은 횡재를 기대하는 나의 소박한 바램 혹은 판매자가 제대로 된 물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른바 호구이기를 바라는 우리의 욕심을 먹이로 하는 이른바 온갖 종류의 사기 수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 범주에 드는 경우라면 거의 100% 사기성 판매라고 할 수 있다. 다행이 우리 대부분은 그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이런 사기와 마주하게 되고 상당수는 빠져 들게 된다.

분명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사기성이 매우 농후함에도 바램과 욕심에 눈이 멀어 넘어가고 만다. 만일 그 차이가 현격하다면 누구라도 사기임을 인식하겠지만, 대개는 그 차이가 무르익지 않은 이성이 바램과 욕심을 극복하기 어려운 미세한 정도인 경우가 많다. 예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제품 구입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찾고자 하는 특정 기능의 중국산 제품의 낮은 가격과 높은 성능을 보고 큰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곧 허황된 바램과 어설픈 욕심의 결과는 알게 된다. 그리고 제조사나 판매사 혹은 수입사에 대하여 불만과 욕설을 퍼붙는다.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 상대가 사기를 친 것은 분명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런 사기에 말려든 자신의 모습을 볼 필요도 있다.

이런 이유가 검증된 특정한 브랜드를 선호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대비 신뢰성이 보장되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애플의 제품처럼 일반적인 PC/Windows 기반 그리고 Android 기반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을 가진 경우에 그 가격에 어울리지 않게 싼 가격의 물품을 찾게 될 때이다. 그 하나가 맥 제품의 부족한 USB 포트를 보완하기 위한 썬더볼트나 USB-C 독 내지는 허브를 구입할 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추가적인 모니터 등을 구입할 때이다. 자신의 구입한 맥의 가격에 비하자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이지만, 맥을 위한 그 기기의 상대적 가격이 다른 경쟁 제품에 비해 높다보니 앞서와 같은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구입하고 사용하는 애플 제품의 가격에 비춰 본다면 감히 그러한 불안감을 가진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맥 자체가 가진 애플이나 인증 제품 외에 대한 호환성 문제는 별개로 하더라도).

컴퓨터의 사례를 들어지만 유사한 경우는 일상에서 넘쳐난다. 수천만이 넘는 승용차를 구입하고나서 차내에 설치하는 작은 소모품에 대해 수천원의 가격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지갑을 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오래 근무한 회사의 자동차 사업부에서 그런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다. 세계 최고의 명품 바이크를 구입하고 나서 이런 저런 문제를 사설 사업소에서 처리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사설 사업소가 능력이 없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객들이 그러한 사설 사업소를 비교하여 가운데 가장 저렴한 곳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저렴한 가격에 다른 곳에서 기대하는 품질과 서비스를 내심 원하다는 것이다. 결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차마 적지는 않았지만 사실 이런 예의 가장 큰 사례는 아마도 부동산 분야이지 않나 싶다. 카페에 앉아 주변 어르신이나 중년 남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땅이나 집 사기 관련하여 소송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격앙된 목소리를 꽤 자주 듣는다. 그 안타까움을 이해 못하는 것으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그런 욕심을 가졌다면 비슷한 처지였지 않기 싶기도 하다.

다시 일상의 사소한 시각으로 돌아가자면, 이러한 행태의 근본적 원인이 중고든 새제품이든 혹은 서비스든 제공하는 측이 너무 비싼 가격으로 제공하고, 대다수의 고객은 그 가격의 가치를 인정하기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순은 그런 고객 역시 일상에서는 또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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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거래에서 50:50으로 서로가 만족하는 경우는 없다. 누구가 자신의 51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51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기의 대개들은 스스로 49에 만족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51이라는 욕심 그리고 자신의 그런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예외적 무지로 인해 어제의 발걸음을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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