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7일 금요일

애플의 유니버셜 앱 개발 환경, 결국 그들은 하나의 나무에 열린 사과들이니

애플 컴퓨터 혹은 애플 기기의 사용자라면 누구나 예상했던 바일 것이다. 컴퓨터만을 생산하고 있던 시절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이른바 68K 시리즈에서 PowerPC 시리즈로 전환될 때 그리고 다시 PowerPC에서 X86으로 전환할 때 이전 환경과 새로운 환경에서 공통적으로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유니버셜 포맷이라고 불렀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런 유니버셜 포맷은 어쩔 수 없는 혹은 쓸데 없는, 결국 임시적이고 사라질 것이 분명한 대상이었다. 하지만 애플처럼 전체 산업에서 일부분을-비록 확보한 부분이지만-차지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기존 시장 환경을 새로운 환경으로 이전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결정이다. 애플을 제외한 모든 PC 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DOS에서 Windows로, Windows XP에서 Windows 7로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환경의 변화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과는 달랐다.

어쨌든 애플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이런 유니버셜 포맷에 의해 맥킨토시 시장을 유지되었고,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 모바일 컴퓨팅 시대가 되면서 애플의 모험은 결국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 그리고 애플TV를 출시하고, 맥과 함께 새로운 애플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최근 애플워치가 합류함에 따라 애플은 전에 없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고 있다.

G6lDAUI.jpg

전에 없던 이러한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 살짝 고민스러운 것이 전통적인 애플 환경에서의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맥킨토시가 유일했던 시절과 달리 애플의 기기들이 연동되는 환경이 일반화됨에 따라 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맥의 Mac OS은 물론 iOS에서도 구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할때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부담이 증가되었다. 사실 예전 생각을 하면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애플은 분명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을 기본으로 맥과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에서 모두 구동되는 다시금 이른바 유니버셜 앱을 위한 개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리고 Mac OS X 10.15 Catalina와 함께 유니버셜 앱 개발 기능이 선보였다. 애플 워치는 유니버셜 앱 개발 기능에서 제외되었다.새로운 Xcode 11.4부터 지원되는 이 기능으로 개발자는 핵심 소스코드를 공유하면서 각각의 환경에 맞는 앱을 동일한 프로젝트 단위로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서로 다른 하드웨어 구성과 사양을 가진 환경을 모두 수용하는 유니버셜 앱 개발 환경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겠지만 내부적으로 일이 많아질 것은 분명하고, 애플이 얼마나 신경썼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Xcode 외에 딱히 다른 대안이 없으니 애플을 믿도 만들어 볼 수 밖에. 비록 당장 불편하더라도 곧 개선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러한 유니버셜 앱에 이어 느닷없이(?) 유니버셜 앱 구매 또는 결제 기능이 등장했다. 어떤 앱을 구입하더라도 같은 내용의 다른 플랫폼 기반 앱, 맥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애플TV 버전의 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나의 앱 가격으로 이런 기능을 제공한다면 반기지 않을 이가 없겠지만, 분명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것에 비해서는 싸더라도 하나 혹은 둘 이상의 가격으로 책정될 것이 분명하니 결과적으로 가격 인상이다. 또한 사용하지도 않은 앱에 대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구성할 지 의문이다. 개발사에게 맡길 지 혹은 애플이 관여할 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 만일 모든 어플리케이션의 하나의 기반을 작성될 수 있다면 결국 이를 수용하는 하나의 하드웨어 요소, 특히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환에도 매우 용이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애플이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 알려진 바에 따른 ARM에 기반한 CPU를 사용한다면 어플리케이션 운용에 따른 문제를 사전에 해소할 수도 있는 방안의 하나로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애플은 지난 수십 년의 역사에 비춰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 행복이 사용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애플이 더 이상 애플 컴퓨터가 아니니 지금의 새로운 환경에서 맥의 역할이나 비중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구형 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추억의 가치

누구나 내 책상 가운데 하나 위에 놓여진 커다랗고 시끄러운 금속 상자와 그 옆 낯선 화면을 보면서 과연 이게 뭔지 의아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랗게 그리고 화려하게 새겨진 HP 로고를 보고 나면, 별나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