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변에서 맥(맥킨토시) 사용자가 천연기념물 마냥 보고 듣기 귀한 때가 있었다. 주변에서 맥, 특히 맥북을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채 몇 년 되지 않았다. 대충 10년 정도라고 할까? 덕분에 이제는 주변은 물론 특히 소셜 네트워크 환경에서 맥 사용자들의 모임을 쉬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수준의 경우가 많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갓 맥 환경을 접한 사용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웹 사이트에 올라오는 맥이나 애플 제품 관련한 문의를 보면 과거 맥 사용자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과연 맥 사용자인지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자주 본다.
뭐 이런 걸 질문이라고 올리나? 이런 정도면 맥을 왜 사냐? 구입한 맥이 아깝다 등 다양한 반응이 느껴진다. 대개는 웃음이 지으며 지나가지만, 한편으로는 맥 사용자로서 분노가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나쁜 의미는 없다. 맥을 사용하면서 이런 고민 정도는 공개하기 전에 한번 정도만 생각하면 곧 풀릴만한 사안을 이렇게 바로 질문한다는 것은 그 만큼 맥 사용자이 넓어졌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맥 사용자가 극소수의 PC의 DOS/Windows 세력에 의해 탄압을 받던 시절 맥 사용 환경에 대한 집중과 탐구는 생존을 위한 방안이었다. 자료는 부족했고 그나마 영어나 일본어로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맥 공급처는 출판이나 그래픽스 분야에 집중되어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맥 운용이나 어플리케이션 활용에는 사용자가 오히려 도움을 줘야 할 형편이었다. 또한 맥 사용자에게 DOS/Windows 환경에서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 극복과 대응의 대상이었다. 덕분에 맥 사용자는 생존을 위해 기본적으로 PC 환경에도 통달하고 있어야 했다.
어느새-공식적으로-맥, Mac이 된 맥킨토시(Macintosh)는 더 이상 다른 세계의 PC가 아닌 일반적인 PC의 하나가 되었고, 누구가 접근 가능한 대상이 되었다. 맥 사용자로서 이런 세상을 올까 기대는 했지만 예상하지는 못했다. 분명히 다행스럽다. 덕분이지 더 이상 맥 상요자로서의 정체성 내지는 독특함 역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하다.
미니 지난 세대의 이야기되어 버렸지만 맥에 대한 애정 혹은 애증은 맥 유저의 자존심이었다. 생존을 위한 자존심이었다. 그런 시기가 가고 맥이 더 이상 낯선 세상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세상에서도 맥의 PC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0% 내외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1985년 전후 Apple II가 15% 전후 시장 점유율을 점한 뒤 PC 시장에서의 10%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런 세상에서 맥의 생존은 애플 특히 맥 사용자의 무조건적 사랑 덕분이었다.
아마도 난 영원히 맥 사용자로서의 보잘 것 없는 자존심을 가진 한 사람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인터넷에 넘쳐 나는 맥에 관한 질문을 올리는 어린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타이핑 전에 메뉴얼을 잘 읽어 보시오~
댓글 없음:
댓글 쓰기